김대중 대통령은 6일자 르몽드지와의 회견과 5일밤 CNN의 "세계 언론인
국제회의" 참석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남북관계개선에 강한 희망을 보였다.

김 대통령은 5일 CNN 회견에서 "미국의 페리 조정관이 이달중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안다"며 "이런 진전이 있으면 올해 후반기에는 남북 당국자간
대화 등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함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날 준비가 되면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한반도 냉전구조해체를 위해 미국과 일본이 대북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며 주변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금창리 지하시설과 관련,"5월중 사찰단이 (북한에) 갈 예정"
이라며 "미국이 이 지역을 사찰해 사실을 분명히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이번 사찰에 기대감을 보였다.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도 "동북아 미국 중동지역 평화에도 위협이
되므로 자제시켜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북한과 공정한 협상이 필요하다"
고 말해 미사일 개발포기에 따른 대가를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르몽드지와의 회견에서는 "우리는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조치 철회, 일본의
과거 식민통치에 대한 배상금지급 등 북한이 외부세계와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그 대신 북한은 도발을 그치고 핵개발과 미사일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일과의 회담설에 대해서는 "(만나게 되면) 평화를 보장하라고 할것"
이라며 회담성사를 기대했다.

김 대통령이 이처럼 기대감을 표한 것은 미국의 페리 대북조정관과 금창리
지하시설조사단이 파견되기에 앞서 북한의 적극적인 태도변화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희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틀 연이은 외국매체와의 회견에서 보듯 김 대통령이 북한의 태도에 대해
낙관론을 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김 대통령은 6일 낮 통일고문 26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한 자리
에서 "나의 임무는 최선을 다해 전쟁을 막는 것"이라며 "통일은 다음 문제
이고 지금은 남북화해.협력의 길로 나가야 한다"는 북한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한.미간 공조를 튼튼히 해 북한으로 하여금 전쟁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종전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