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출 < 대신증권 기업금융 2팀장 >

코스닥(KOSDAQ)지수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투자방법을 물어보는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지난달 실시된 서울방송 매일유업 보양산업 등 3개사
공모주 청약에선 경쟁률이 1천대1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스닥 종목은 불과 얼마전만 해도 정크본드(Junk Bond) 취급을 당했었다.

기대 수익률은 높지만 위험요소가 너무 많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아온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사실 코스닥 투자 열기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중공업 하나로통신 등 지명도가 높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참여했다.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급부상한 뮤추얼펀드들도 잇따라 등록됐다.

정부는 최근 세제혜택, 등록요건 완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코스닥시장
활성화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신세기통신 한국통신프리텔 등 거대 통신업체가 코스닥 등록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보통신업, 인터넷 관련업, 방송기기 제조업, 영상.예술 등 문화관광업
등 다수의 유망 벤처기업들도 코스닥시장 등록을 타진하고 있다.

이같은 긍정적인 분위기를 감안하면 코스닥 시장의 규모는 앞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싯가총액은 14조원 규모에 불과하나 향후 1년안에 30조원 정도로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덩치가 커짐에 따라 투자 분위기도 성숙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은 거래소시장에 비해 여건이 아직 미비하다.

참여하는 기업 수와 거래 규모도 작다.

벤처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을 미국 나스닥(NASDAQ)시장처럼 직접금융의
장으로 활용하기엔 몇가지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전산용량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빈번히 발생하는 주문체결 지연사태는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내용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투자 적격성 여부를 가려줄
애널리스트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흠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게임의 룰"이 마련돼 있지 않은 셈이다.

거래량이 너무 적어 주식을 사거나 파는 거래행위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해결해야 한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열기와 정부의 활성화 방침을 계기로 등록기업의
주식분산 요건을 20%에서 30%로 늘리는 것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가조작을 감시할 전문인력을 보충하고 공시 요건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인이란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