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이들부문의 "완전한 포기"가 아니라 "외자유치"와
"계열분리"의 방향이다.

현대정유와 현대석유화학 양사를 맡고있는 정몽혁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현대는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현대가 정유부문을 완전히 포기한다면 현재 외자유치협상을 벌이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의 IPIC(국제석유투자회사)에서 투자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 정유 =정유부문 구조조정의 핵심은 외자유치이다.

지분 50%를 IPIC에 내주면서 5억달러를 들여오겠다는 것.

그러나 현대가 손을 뗄경우 외자유치계획에 차질이 빚어진다.

따라서 현대는 정유를 완전히 포기할수 없는 입장이다.

정 사장은 이와관련, "IPIC와의 외자유치협상은 현대가 경영을 맡는다는
전제아래 이뤄지고 있다"며 "IPIC는 현대가 정유를 포기한다는 얘기를 듣고
누굴 믿고 투자하느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IPIC는 20여명의 직원을 갖고 전세계에 2천억달러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금융회사"라고 소개하면서 "IPIC가 현대정유의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경영은 현대측에서 하게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68%인 현대지분을 1백%로 만든후 IPIC의 외자를 유치해
양쪽의 지분을 50대 50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올 상반기중 아일랜드계
금융회사인 아말가메이티드(26.28%) 등의 지분을 현대정유에서 자사주매입
형태로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룹에서 정유를 포기한다는 얘기는 계열분리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현대지분이 3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유화 =정 사장은 석유화학 부문과 관련, "삼성종합과의 대산단지 통합
협상은 당초 일정대로 진행중"이라며 "통합법인 출범을 주도하고 추후
경영을 맡을 제3의 전문경영인도 양사 합의로 이미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서디리틀(ADL)과 세동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삼성과 현대의 자산가치
가 53대 47로 나온 것에 대해서는 "자산 비율이 곧 통합 지분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세동도 이에 대해 동의하는 의견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그는 분할매각 등 다른 유화업체들이 대산단지 구조조정에 참여할 것이란
업계의 일각의 의견에 대해 "석유화학은 특성상 한두개 주요 사업을 빼고
나면 나머지는 쓸모없어진다"며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외국업체들은 대산이 기존 계획대로 통합될 경우 시너지 효과도 적고
참여할 메리트도 별로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 일본 등 외국
업체들이 정부의 출자전환 등 지원조치를 요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 사장은 지난달 현대 구조조정 계획 발표 당시 박세용 구조조정위원장
(현대상선 회장)이 밝힌 현대석유화학 지분 매각 방침의 의미를 묻자 "다소
진의와 달리 전달됐다"며 "삼성과의 통합협상을 통해 석유화학을 그룹에서
분리한다는 원칙적인 얘기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 최완수 기자 wansoo@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