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가와 채권가격 동향이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가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반면 채권가격은 1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채권가격 하락(수익률 상승)이 향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수익률(금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장기금리의 기준인 30년만기 재무부채권(액면가 1천달러) 가격은
지난 주말(7일) 3.44달러가 떨어졌다.

30년물 채권가격은 전날에도 13달러나 하락했었다.

이에따라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이날 5.82%로 작년 5월 2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84.77포인트 오른 1만1,1031.59
포인트를 기록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들어 30년물 채권가격은 약 13%가 떨어진 반면 다우지수는 20%정도
올랐다.

미국 채권가격이 이처럼 급락세를 보이는 것은 인플레 우려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의 인플레가 1.4%선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플레 압력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6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는
불균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에따라 고성장-저인플레 현상도 곧
종말을 맞게될 것"이라고 경고, 채권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여기에 이번주로 예정된 2백70억달러 상당의 신규 재무채권 공급물량도
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는 18일 그린스펀 의장 주재로 열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 금리조정 여부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모건 스탠리 증권의 채권시장 분석가인 바이런 빈은 "금리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6%까지 오를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주식시장은 급락세로 돌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상승은 곧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주식 투자심리 냉각현상을 낳게
된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윌리엄 로이드는 "지난 4월 노동시장 상황으로 볼때
미국 경제는 아직 인플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저인플레 현상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인플레 우려는 더 높아지고 있다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이 0.2%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율 3.2%로 전년 동기대비 2.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