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주요 유.무선 통신업체와의 제휴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컴퓨터와 통신네트워크를 결합한 차세대 정보기술시스템시장 장악을 위한
행보다.

MS는 6억달러를 투자, 무선통신 업체인 넥스텔의 지분 4.25%를 인수하는
한편 업무제휴도 맺었다고 10일 발표했다.

MS는 지난주에는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AT&T의 지분 3%(50억달러 상당)를
매입했다.

이에 앞서 케이블TV업체인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이동통신업체인 퀄컴
등과도 업무제휴를 맺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무선 통신업체들과 손을 잡은 것이다.

이번 제휴로 기존 넥스텔 고객들은 올해 말부터 이동전화를 통해 MS의
인터넷포탈(인터넷 접속 창구) 서비스인 MSN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MS는 3백15만여명의 넥스텔 가입자를 MSN 회원으로 끌어들이게 됐다.

앞으로 AT&T의 케이블TV용 셋톱박스(디지털신호를 음성 영상데이터로
전환하는 기기)에는 MS의 정보가전 운영체제인 윈도CE가 탑재된다.

MS는 정보가전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MS의 전략은 통신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포스트 PC" 시장을 주도하자는
것이다.

이 회사는 차세대 정보기술시장의 주도권이 PC에서 네트워크로 옮겨갈
것으로 판단, 인프라(통신 네트워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사업영역을 인터넷 분야로 넓히려는 통신업체의 구상과 맞아떨어졌다.

정보기술 전문가들은 "MS가 통신업체와의 잇단 제휴를 통해 인터넷 온라인
서비스분야 경쟁자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을 따돌릴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OL은 통신업체와의 자본제휴 관계가 거의 없는 상태다.

최근에는 케이블TV업체인 미디어원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자금부족으로
AT&T에 지고 말았다.

AOL 고객은 현재 1천6백만명으로 MSN 가입자보다 약 10배 많다.

그러나 MS가 제휴 통신업체의 고객을 끌어들임에 따라 곧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MS는 잇단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1백70억달러 상당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 게이츠 회장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통신관련 업체에 투자할 것"
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포스트 PC" 시장 장악을 위한 MS의 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