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 3명중 1명은 "휴학중"이다.

졸업해봐야 취직이 안되기 때문에 실업자가 되느니 차라리 군대에 가는 등
학교를 쉬면서 나중을 대비하자는 것이다.

등록금을 못내 학교에서 제적 당하거나 자퇴하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지방에선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이 속출하고 있기도 하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빚어낸 대학 풍속도다.

교육부가 13일 밝힌 대학생통계를 보면 전국 1백58개대학(4년제 일반대)의
올 1학기 휴학생은 모두 48만4천6백79명.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전체 학생(재적생 1백58만7천9백55명)의 30.5%나
된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경제난이 최고조에 달했던 98년도 1학기
(41만1천4백73명) 보다 7만3천여명이 많은 숫자다.

휴학생 중에선 군입대(27만8천5백20명)가 57.5%로 가장 많았다.

가정사정이나 외국어연수 학원수강 등을 이유로한 일반휴학도 97년 1학기
12만2천1백60명에서 98년에는 15만1천6백86명, 올해는 19만4천6백55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제적생 수도 늘었다.

작년 1학기에 3만2천5백77명(2.92%)이었으나 올 1학기에는 4만3천99명으로
1만명 이상 늘었다.

정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7%로 뛰었다.

제적생의 경우 등록금을 내지 않았거나 자퇴한 경우가 95.5%(4만1천1백65명)
를 차지했다.

성적 불량 등의 이유로 제적된 학생은 1천8백90명(4.4%)에 불과했다.

제적생 중에선 1,2학년 제적생이 전체의 71.6%(3만8백59명)를 차지했다.

편입학이나 재수를 위해 제발로 학교를 떠난 학생으로 볼 수 있다.

대학에 남아있기는 하지만 한학기에 몇과목만을 수강하며 시간을 끄는 경우
도 적지 않다.

한편 지방대의 경우 편입학 등으로 학생들이 빠져 나가 정원의 90%만 채우고
있어 양극화 현상이 심했다.

특히 정원이 8천2백72명인 지방 S대는 재학생이 4천98명(47%), 정원이 3천
9백70명인 K대는 1천9백25명(48%)으로 재학생이 정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취업난 등으로 대학을 휴학하거나 제때 졸업하지 않고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면서 "통상 1학기보다 2학기
에 휴학생수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2학기 휴학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