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락동의 삼원빌딩에 입주해 있는 전통주 전문메이커 "국순당" 임직원
들은 모두 개량 한복으로 만들어진 유니폼을 입고 근무한다.

"전통술을 현대화해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약주를 만들자"는 배상면
회장의 창업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국순당이 백세주 흑주 등 전통주만을 고집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국순당은 IMF사태가 오히려 약이 됐다.

외환 위기로 값비싼 양주 판매량이 줄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간판상품인 백세주는 매출이 연평균 1백%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94년 첫선을 보인 백세주는 매출이 첫해 20억원에도 못미쳤다.

지난해에는 IMF 여파로 주류시장이 30% 이상 위축됐지만 국순당 매출은
오히려 전년대비 1백% 이상 늘어 2백억원에 달했다.

한사홍 부장(기획조정실)은 "1.4 분기중에만도 매출이 1백50억원을 넘어
금년 매출은 5백5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98년 시작된 수출도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금년에는 중국등지로
수출대상지역을 넓혔다.

올 목표는 지난해보다 2백% 늘어난 2백만 달러다.

전통주의 대중화 바람을 몰고 온 백세주는 동의보감 제조비법을 좇아
찹쌀과 좋은 누룩으로 빚었다.

술을 빚는 과정에서 열가지 한약재를 넣어 함께 발효시켰다.

회사측은 백세주 한병(3백ml)에 인삼 오미자 구기자등을 섞어 반첩 분량을
넣는다고 밝혔다.

국순당의 전신은 탁주나 막걸리를 만들때 쓰이는 효모를 생산하던 배한산업
으로 소규모 영세업체 였다.

지난 93년 회사명을 국순당으로 바꾸고 94년 백세주를 출시하면서 급성장
했다.

이 회사는 전통주의 현대화 작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94년에는 전통주업계에서 처음으로 과학기술처가 주는 KT마크도
획득했다.

국순당은 올해를 재도약의 해로 삼고 있다.

단순히 전통주의 대표주자가 아닌 한국 주류산업을 중흥시킬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올들어 시리즈로 내고 있는 "건강만한 효자가 어디 있겠소" 등의 광고도
시중에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최고급 백세주인 "강장 백세주"및 목욕술 "미몽" 등도 소비자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배중호 사장은 "40~50대 위주인 백세주의 소비층을 30대 까지 확산시키고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위스키에 필적하는 고급 브랜드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