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정희 대통령의 큰딸인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가 14일 광주를 찾았다.

전날 김대중 대통령이 대구에서 박정희 기념관 건립사업을 지원하겠다며
"역사적인 화해"에 나선지 하루만에 이루어진 박 부총재의 광주방문을 두고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가 일부에서는 김 대통령의 화해 손짓에 박 부총재가 적극적으로 화답한
게 아니냐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도 하다.

박 부총재는 이날 오전 광주 제일오피스텔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광주.전남
청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김 대통령의 광주방문 이전에 박 부총재의 광주행이 결정됐기에 "화답"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한나라당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광주지부의 초청에 박 부총재가 흔쾌히 수락한 것은 결과적으로
동서화합을 위해 두 사람이 애쓰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박 부총재는 축사에서도 "2000년대를 앞두고 여야관계는 여전히 지역주의와
대립을 반복하고 있다"고 전제한뒤 "그 어떤 순간에도 우리가 한나라 한민족
이고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국가발전과 국민의 안전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광주.전남 지역에서 야당이 정당하게 평가받을 때 이나라의 균형 발전과
진정한 화합이 가능할 것"이라며 동서화합을 강조했다.

전날 김 대통령이 기념관 지원약속을 한데 대해서도 "국민이 바라는 일을
이루고 풀어주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며 "참 좋은 일"
이라고 환영했다.

김대통령은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러나 현실정치에 몸담고 있는 박부총재가 김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지는 순전히 그의 몫이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