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에 대한 러시아하원(국가두마)의 탄핵안이 부결
됐다.

러시아하원은 15일 옐친대통령에 대한 5개항의 탄핵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어느 하나에서도 가결정족수인 재적의원(4백50석)의 3분의 2(3백표)를 획득
하지 못했다.

옐친대통령의 탄핵안이 부결됨으로써 러시아는 정국이 무정부상태로 악화
되는 등의 최악의 상황을 면할수 있게 됐다.

옐친 대통령은 이날 승리로 향후 정책추진 과정에서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이번 탄핵사태가 옐친과 하원 제 1당인 공산당의 대결양상으로
치달은 만큼 공산당과 연합세력은 적지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표결에 앞서 공산당과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체첸전쟁 등의 일부 탄핵조항
에서 승리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공산당을 반대하는 중도및 민족주의 성향의 의원들이 옐친을 지지,
5개 탄핵안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다.

이날 투표에는 재적의원 4백50명중 3백48명이 참가했다.

옐친과 크렘린측은 하원의 탄핵안 부결로 우선 의회의 총리 지명자 인준에
서도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옐친은 니콜라이 악쇼넨코 철도장관을 제 1부총리로 임명, 하원이 스테파쉰
총리지명자를 거부할 경우 악쇼넨코의 총리지명을 시사했다.

그러나 탄핵안이 부결됐다고 해서 러시아 정국이 당장 안정될 것으로 기대
하기는 어렵다.

탄핵안 5개항 모두 재적의원 절반 이상의 찬성을 얻은 점을 감안하면 옐친
과 신정부는 여전히 하원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옐친은 국가 디폴트(외채상환불능)사태를 방지하고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차관을 얻기 위해 IMF와 약속한 각종 개혁법안에 대해 하원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옐친은 탄핵안 부결로 일단 발등의 불은 껐다.

하지만 국가디폴트 예방 및 경제재건등 옐친 앞에 놓인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하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