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새한이 구미공장의 폴리에스터 필름 생산라인을 합작법인화시키는
방식으로 5억달러 이상의 외자 유치를 추진중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새한은 구미 1,2공장의 필름 생산라인을 별도 법인
으로 독립시켜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외자를 유치키로 하고 일본
석유화학업체인 T사와 현재 막바지 협상을 진행중이다.

지분매각 규모나 외자유치 액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새한이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수준에서 지분을 팔아 5억달러 이상을 유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미공장내 폴리에스터 원면이나 원사공장 등 폴리에스터 필름 공장
을 제외한 다른 시설들은 그대로 유지한다.

업계는 T사가 국제 필름시장에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새한 필름공장
에 대한 투자를 추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에스터 필름 부문에서 T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미국의
듀폰은 지난해 일본 필름업체인 데이진을 흡수 합병했다"며 "이에따라
생겨난 생산규모나 시장점유율의 격차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T사가 새한
투자를 모색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한의 지분매각 형태와 관련, "세계 시장의 20% 가량을
점유중인 새한미디어 비디오 테이프의 원료가 바로 폴리에스터 필름"이라며
"따라서 원료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도록 "경영권을 보장받는 50대 50 합작"
이 가장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당초 새한은 T사측에서 투자의사를 비추자 5억달러 이상의 가격에 필름
생산라인 모두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흡수합병에 따른 독과점 성립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질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IMF사태로 인한 경영난이 어느정도 풀린데다 새한미디어를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 외자유치 액수가 적더라도 합작법인 설립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이에대해 새한은 "현재 외자유치 방식이나 규모는 물론 외자유치 여부에
대해서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새한은 85년 7월과 95년 2월에 각각 구미 1공장과 2공장에 폴리에스터 필름
공장을 준공한 뒤 종합 필름메이커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해 왔다.

폴리에스터 필름은 비디오 오디오 등의 자기기록 매체의 소재뿐 아니라
전자부품의 절연재, 스넥류 포장지 등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