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금융정책회의] "금리속등 진화" 3각조율..'왜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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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7일 금융정책협의회를 서둘러 갖는 배경은 두가지로 해석된다.
첫째는 시장에서 너무 일방적으로 금리상승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6일 "장기금리의 완만한 상승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정부는 특히 실제 거래보다는 호가에 의해 금리가 오르고 있는 점에 주목
하고 있다.
투자 등의 자금수요가 아니라 금리상승을 예상한 가수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배경은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중 금융정책의 밑그림을 미리
그려두자는 의도다.
통상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은 6월부터 작업에 들어가지만 올해는 경기상황
이 급변하고 있으니 본작업에 앞서 사전점검을 해보자는 뜻으로 보인다.
이중 금리의 경우는 재경부측이 한은에 "금리하향 안정화"의 필요성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경부와 한은은 그동안 "금융정책에 관한한 전혀 의견대립이 없는
상태"라고 강변해 왔다.
하지만 시장관계자들은 재경부와 한은의 입장에 적잖은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부는 아직 투자부문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으므로 저금리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는게 일관된 입장이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이를 "웃목이 덥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불쏘시개를
빼서는 안된다"고 비유했다.
이에비해 한은은 "인플레 압력에도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 비해 화폐유통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작년에는 신용경색 때문에 돈이 풀려도 인플레 압력이 없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 두 논리중 재경부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난주 증시가 폭락한 사실이 재경부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은으로서도 "금리상승때문에 증시가 폭락했다"는 비난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재경부는 하반기 경제운용에 대해서도 의견조율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투자가 살아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야 한다"(재경부 관계자)는데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금리가 과연 투자회복을 보장하느냐에 대해서는 적잖은 논란도
예상된다.
국내 설비투자의 주축인 5대그룹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 때문에 금리가
낮아져도 투자여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다.
이는 "저금리에 의한 투자유도" 구상에 의문부호를 찍게 한다.
또 조사기관마다 올해 투자전망이 제각각인 점도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
조율에 애로요인이 될 전망이다.
투자수요를 예측해야 통화신용정책을 이에 맞출 수 있는데 현재는 가늠이
안되기 때문이다.
올해 투자증가율에 대해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대로 보는 반면
산업은행은 여전히 4.7% 감소로 전망하는 등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지적과 관련, 재경부도 최근 산은에 대해 설비투자전망을 다시
조사하도록 주문해 놓은 상태다.
"다른 모든 조사기관이 올해 투자를 플러스로 예상했는데 유독 산은만
마이너스로 나온 것은 이상하다"는게 그 이유다.
따라서 하반기의 통화신용정책은 산은의 조사결과가 나온 후에야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
첫째는 시장에서 너무 일방적으로 금리상승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6일 "장기금리의 완만한 상승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정부는 특히 실제 거래보다는 호가에 의해 금리가 오르고 있는 점에 주목
하고 있다.
투자 등의 자금수요가 아니라 금리상승을 예상한 가수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배경은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중 금융정책의 밑그림을 미리
그려두자는 의도다.
통상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은 6월부터 작업에 들어가지만 올해는 경기상황
이 급변하고 있으니 본작업에 앞서 사전점검을 해보자는 뜻으로 보인다.
이중 금리의 경우는 재경부측이 한은에 "금리하향 안정화"의 필요성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경부와 한은은 그동안 "금융정책에 관한한 전혀 의견대립이 없는
상태"라고 강변해 왔다.
하지만 시장관계자들은 재경부와 한은의 입장에 적잖은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부는 아직 투자부문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으므로 저금리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는게 일관된 입장이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이를 "웃목이 덥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불쏘시개를
빼서는 안된다"고 비유했다.
이에비해 한은은 "인플레 압력에도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 비해 화폐유통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작년에는 신용경색 때문에 돈이 풀려도 인플레 압력이 없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 두 논리중 재경부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난주 증시가 폭락한 사실이 재경부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은으로서도 "금리상승때문에 증시가 폭락했다"는 비난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재경부는 하반기 경제운용에 대해서도 의견조율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투자가 살아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야 한다"(재경부 관계자)는데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금리가 과연 투자회복을 보장하느냐에 대해서는 적잖은 논란도
예상된다.
국내 설비투자의 주축인 5대그룹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 때문에 금리가
낮아져도 투자여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다.
이는 "저금리에 의한 투자유도" 구상에 의문부호를 찍게 한다.
또 조사기관마다 올해 투자전망이 제각각인 점도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
조율에 애로요인이 될 전망이다.
투자수요를 예측해야 통화신용정책을 이에 맞출 수 있는데 현재는 가늠이
안되기 때문이다.
올해 투자증가율에 대해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대로 보는 반면
산업은행은 여전히 4.7% 감소로 전망하는 등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지적과 관련, 재경부도 최근 산은에 대해 설비투자전망을 다시
조사하도록 주문해 놓은 상태다.
"다른 모든 조사기관이 올해 투자를 플러스로 예상했는데 유독 산은만
마이너스로 나온 것은 이상하다"는게 그 이유다.
따라서 하반기의 통화신용정책은 산은의 조사결과가 나온 후에야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