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 마이다스자산 운용팀장 / 먼데이머니 자문위원 >

활화산과 같은 에너지를 분출시키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식시장이
지난주부터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4일 연속 하락하면서 740선이 무너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투매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주 주가는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제반 증시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장기간 횡보하는 기간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주식형펀드등 주식간접투자상품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고객예탁금이
급증하는 등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증시 참여자들이 주가
상승을 과신한 것이 최근까지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1,2주전부터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장심리는 다소 위축되기
시작했다.

기술적 지표도 과열되는 등 조정 국면을 암시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주가조정을 불러온 시장내외부적인 요인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증시 주변 여건들이 나빠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엔.달러 환율의 상승, 원자재 가격의 인상
등으로 물가를 위협하는 불안요인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또 경기가 예상외로 호조를 보여 금년도 경제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유동성 공급에 의한 정부의 저금리정책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주가상승은 실적장세 이전 저금리에 따른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돼
주가를 밀어올리는 금융장세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금리가 상승세를 타게 되면 증시로의 유동성 공급은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증시의 수급상황 악화를 꼽을 수 있다.

오는 6월까지 예정된 유상증자 물량은 무려 9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시중 유동성으로 유상증자 물량의 소화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주가가 단기급등한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등한시한 채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는 향후 경제전망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같은 비생산적인 부분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할 것 같다.

셋째 지난 2개월여동안 주가지수가 60%이상 상승했다.

이에대한 경계심리가 확산되고 있었다.

MACD MOMENTUM RSI등의 제반 오실레이터에 약세 괴리현상이 나타나는 등
기술적인 지표의 악화를 선행적으로 보여주었다.

즉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해 고점을 높여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지표에는 고점이 낮아지는 등 이미 주가 하락의 신호를 보여주고 있었다.

통상 주가는 경기에 선행하게 마련이다.

금년도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상승세를 거품이나 과열로 단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앞에서 열거한 변화들은 이제 주식시장이 체력의 한계를 보이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기초 여건의 변화로 일정 기간동안 조정 내지 휴식이 불가피한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기업 실적이 현저하게 개선되고 있으며 실물경기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개월이상의 기간 조정은 필요할 것 같다.

기간조정을 거친후 금융장세를 마무리하고 실적장세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조정이 끝나면 시장의 주도주는 이전과 같은 무차별적인
상승이 아닌 실적 호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낙폭이 과대됐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은 재상승국면에서 큰 시세를 낼수 있는 반면 실적이
뒤따라주지 못하는 기업의 주가는 철저히 소외될 것으로 보이다.

향후 산업별 경기 회복 사이클을 고려해 주도주를 찾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