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역사적인
화해"에 나선 것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17일 서울 수유리 4.19 국립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성명을
발표, "5.16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국민이 선출한 민주정부를 전복시키고
민주헌정을 중단시킨 독재의 상징인물 박정희씨를 찬양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박정희 정권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직 남아 있으며 결코 미화될 때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전임정권에 대한 평가는 현정권이 내릴 것이 아니라
역사가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측근인 박종웅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어떤 이유로든 양민을 학살하고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세력에 대해
국민과 역사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큰딸인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
을 갖고 "김 전대통령은 92년 대선후보시절 구미 박대통령 생가에 들러
기념관 건립을 약속해 놓고는 이제와서 반대성명을 발표해 신의와 도덕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모두가 화합하자는데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일축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