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상품이 비포장 상품보다 얼마나 더 비쌀까.

포장비만큼 더 비쌀 것이란 게 상식이다.

지난 6~12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국제포장기자재 박람회
(Interpack 99)에 출품된 각종 기자재를 보면 이같은 상식은 깨진다.

포장 상품이 훨씬 값싸게 공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장을 하면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옮길 수 있다.

바코드를 붙이면 보관된 물건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제품 손상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포장은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회에 새로
내놓은 포장기자재들의 트렌드다.

로봇 전문업체인 뉴텍사가 새로 선보인 이송로봇은 크기가 다른 상품이
여러가지 방향으로 놓여있어도 센서가 이를 감지해서 정확하게 같은 자리에
옮겨 놓는다.

독일 알텍의 레이저마킹 시스템을 비롯한 미국 B&H의 초고속 라벨기, 영국
GEI의 각종 자동충전기 등도 한결같이 물류비용을 크게 낮춰주는 데 촛점을
맞췄다.

신축적인 포장을 할 수 있는 신소재들을 많이 내놔 포장비용을 총생산비의
2%이내로 줄이자는 움직임도 돋보였다.

커티스가 내놓은 폴리에틸렌을 코팅한 알루미늄케이스(Tyvec), 제네럴
플라스틱이 선보인 와이어가 들어있는 PP리본 등 포장비용을 줄일 수 있는
소재들이 잇달아 소개됐다.

주화산업 이레화학 동신팩 대한강대공업 등 4개 한국기업들도 포장비를
줄이는 팩 등을 내놨다.

독일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등 53개국에서 2천4백94개 업체가
출품한 이번 전시회에선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재활용포장재의 개발은 일단
주춤하는 편이었다.

환경보호 운동 영향으로 포장재를 사용하지 말자는 것이 대세였으나 최근
들어선 신축적이고 효율적인 포장재를 개발, 환경피해를 줄이자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

독일 풀다홀딩 스타버낙사의 구스타프 스타버낙 사장은 "대형 편의점의
팽창으로 소단위 포장상품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소단위
포장을 수용할 수 있는 기자재들이 당분간 인기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플라스틱 맥주병 등 무게가 덜 나가는 포장용기도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인터팩은 세계 최대의 포장재 박람회로 3년에 한번씩 열린다.

< 뒤셀도르프(독일) =이치구 기자 rh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