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세대"의 돋보이는 벤처 칼럼니스트인 이태형(32)씨의 "벤처세계"를
매주 화.목요일에 연재합니다.

벤처의 세계가 쉽고 재미있는 필치로 그려질 것입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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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체제 이후 우리의 화두는 벤처창업이다.

신문과 방송은 연일 벤처창업을 통해 한국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보도한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벤처창업 전선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벤처기업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도대체 벤처가 뭐길래 저렇게 아우성이냐"라는 반응에서부터 "나도
벤처창업에 한 번 도전해 봐!"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벤처에 대한 의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시류만 쫓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벤처기업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웹스터사전을 찾아보면 "벤처"란 "위험부담을 지닌 행위 또는 불확실한
결과를 가져오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벤처기업이란 말 그대로 "모험(Venture) 기업"을 의미한다.

잘 풀리면 엄청난 이익이 남고, 그 반대의 경우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소자본 기술집약형 고부가가치의 특성을 갖는 벤처기업을 많은
사람들은 젊은이의 업종이라고 말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백전불퇴의 패기만 있다면 맨주먹 창업도 가능하다.

벤처기업의 핵심은 뛰어난 사업 아이템과 함께 강력한 도전정신이기
때문이다.

벤처의 세계에서 사업을 심심풀이나 취미 삼아 시작한 사람이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

성공을 위해서는 목숨이라도 기꺼이 바치겠다는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해야만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

벤처 창업전문가들은 창업에 모든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전재산을 투입할
각오가 없는 사람은 월급쟁이로 만족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벤처기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사업계획시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

최근 정부는 대학이나 연구소의 고급기술을 활용한다는 명분으로 교수나
연구원에게 겸직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벤처사업의 세계란 결코 고상한 몽상가들의 취미생활이 아니며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도 아니다.

고급기술이란 성공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결코 아니라는 얘기다.

고졸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중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미주산업을 국내의
대표적 중견 철강기업으로 만든 박상희 회장(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은
"아침에 출근해 출근부에 도장만 찍으면 6개월간은 근무한 것으로 해 줄 테니
사표를 신중히 처리하라"는 지점장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결연히 사표를
던지고 사업에 투신했다.

컴퓨터 저작도구인 "칵테일"로 유명한 벤처스타 이상협 사장은 과학특기자로
과기원(KAIST)에 합격하고도 사업을 위해 학업을 포기한 강한 도전정신의
소유자다.

또 서울공대 박사학위 소유자인 건인텔레콤의 변대규 사장은 편안한
대학교수나 연구원 자리를 마다하고 벤처창업에 뛰어들어 정보통신 분야의
대표적 벤처기업을 일구어 냈다.

이렇듯 벤처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선 "실패하면 죽는다"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만약 이런 마음의 준비가 안된 사람이라면 창업에 신중하기를 바란다.

자기가 개발한 기술이라고 꼭 자기가 직접 사업화하겠다는 발상은 고루하다.

모두를 버리고 창업에 도전하거나 아니면 타인에게 로열티를 받고 기술을
파는 것이 더 유리하다.

고양이는 조그마한 생쥐를 한 마리 잡는데도 최선을 다한다.

하물며 창업을 하는 사람이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고 또 전력투구하지
않는다면 백전백패일 수밖에 없다.

성공이란 이름의 벤처신화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함께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화려한 월계관이다.

< stealth@daisy.kwangwoon.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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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

<>동국대 물리학과,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광운대 정보통신 창업지원센터 전문위원
<>하이텔 벤처창업 전문IP "벤처창업 아카데미" 대표운영자
<>소설가 데뷔
<>저서 :넌 취직하니? 난 벤처창업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