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골리앗에 맞서는 소년 다윗인가, 아니면 국내 정유산업을 파괴하는
바이러스인가"

오퍼상규모에 불과한 석유수입업체 타이거석유의 국내 영업을 놓고 SK(주)
LG정유 등 기존 정유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타이거석유가 기존정유사보다 10% 싼 가격으로 주유소에 휘발유를 공급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석유제품이 과잉공급상태를 보이고 있어 국제시장에서 싼값에
휘발유제품을 확보할수 있다는 게 타이거석유의 주장이다.

타이거석유는 현재 전국 1만여개의 주유소중 지방에 소재한 40개정도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

비중으로 따지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정유사들은 이같은 석유수입업체의 영업행위를 방치할 경우
국내 정유산업자체가 와해될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만약 외국의 메이저들이 이같은 방식으로 유통시장에 뛰어들 경우 막대한
정유시설을 투자한 국내정유사들은 가격경쟁력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다.

메이저들이 국제시장에서 값싼 석유제품을 덤핑으로 들여와 국내시장을
공략하면 국내 정유업체들의 존립기반이 흔들린다는 주장이다.

국내업체들이 쓰러지고 나서 메이저들마저 떠난다면 국가안보가 위협을
받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위 "에너지 국가안보론"이다.

타이거석유 자체는 영세한 규모로 위협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그 배후에
석유메이저들이 있는 것으로 국내정유사들은 의심하고 있다.

타이거석유는 이같은 기존 정유사들의 주장에 대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일축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들의 시장진출로 뒤떨어진 석유시장의 유통구조를 개선시킬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일단 기존 정유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현재 5%인
석유류 완제품의 관세율을 10%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휘발유 등 석유완제품의 관세율이 원자재성격의 원유와 똑같이 5%인 것은
불합리하다는게 이유였다.

< 최완수 기자 wan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