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센트를 계산할 때 기준이 작다면 작은 증가도 큰 퍼센트 증가로 나타난다.

2가 증가했을 경우 그 기준이 1이라면(즉 1에서 3으로 변화) 200%가 증가한
것이지만 기준이 1,000이라면(즉 1,000에서 1,002로 변화) 단지 0.2%가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기준이 작은 경우에는 변화의 정도가 미미하더라도 퍼센트로는
인상적인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

실제 예를 들어보자.

미국에는 3,000여개의 대학이 있는데 거의 모든 대학이 남녀공학이다.

20-30년 전부터 남자 혹은 여자대학이 성적차별을 금지하는 추세에 따라
남녀공학으로 바꾸어 왔는데 특히 전통이 오래된 남자대학에서 동창회를
중심으로 여성의 입학을 강하게 반대하였다.

유명한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 대학에서도 논란 끝에 여성의 입학을
허용했는데 반대하는 쪽에서는 신임 여학생의 33.3%가 교수와 결혼을 하는
등 학업분위기를 해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입 여학생의 33.3%가 교수와 결혼을 하였다면 대단한 뉴스 같지만
실제로는 처음으로 입학한 3명의 여학생중 한 명이 젊은 교수와 결혼한
것뿐이었다.

치안관계의 예산을 올리고 싶은 어느 시골마을의 경찰관리는 살인사건이
지난 한 해 동안 67%가 증가했다고 근거를 댄다.

살인사건이 67%나 증가했다면 그 마을에 강력범죄가 극성을 부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살인사건이 3건에서 5건으로 증가한 것뿐일 수도 있다
((5-3)/3=0.67).

이처럼 67%는 3명중 2명만, 6명중 4명만 원하는 대로 응답을 하면 되기
때문에 자주 인용된다.

표본수가 적은 표본에서 이 정도는 우연에 의해서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결과이다.

심지어는 67%가 될 수 있도록 표본을 선택하기도 하므로 누가 67%를 제시
하며 주장을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적은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퍼센트란 사람들을 오도하기에 안성맞춤이므로
퍼센트가 계산된 실제숫자를 알려고 해야 한다.

실제숫자를 밝히지 않는다면 퍼센트로 속일 의사가 있다고 보아도 된다.

속일 의사가 없다면 퍼센트의 근거가 되는 숫자를 굳이 감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건강기구나 영양제, 비만치료제 등에 관한 광고를 보면 80% 내지 90%의
환자가 치료된다고 선전을 하지만, 퍼센트 계산의 근거가 되는 숫자를 밝힌
경우는 거의 없다.

김진호 < 국방대학원 교수 gemkim@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