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가리" 돌풍의 주역 심형래(41.영구아트무비대표)씨가 "심형래의 진짜
신나는 도전"(21세기북스, 7천8백원)을 펴냈다.

잘 나가던 코미디언에서 맨발의 영화인으로 변신한 "영구".

제작비 24억원을 쏟아부은 영화 "티라노의 발톱"이 흥행에서 참패했을 때
빗속에서 혼자 울던 외로운 벤처사업가.

이제 그는 "한국의 스필버그" "신지식인"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밀레니엄 리더"다.

그를 키운 것은 실패와 성공의 이분법으로 재단할 수 없는 21세기형
프런티어 정신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심형래만이 할 수 있는 얘기들이 실려 있다.

그는 1년전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2백72만달러(약30억원)의 "용가리"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오던 때를 맨 먼저 떠올렸다.

한국 영화사상 최고 수출실적.그것도 미완성 작품을 대상으로 한 사전판매.

고통스런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서울 도착 기내방송이 흘러나오는 순간 그는 또 울었다.

흥행참패 때와 달리 이번엔 뜨거운 눈물이었다.

올해 칸에서는 일본과 1백50만달러의 판권계약을 성사시켰다.

한국을 SF영화대국으로 만든 그는 세계적인 테마파크 건설도 추진중이다.

그의 성공 뒤에는 세상을 새롭게 바라는 10가지 시각이 깔려있다.

"완전히 버리고 거꾸로 간다" "시장지도를 읽어라" "매니아만이 살 길이다"
"상상할 수 있다면 만들 수도 있다" "튀는 이류에서 일류가 나온다" 등이
그것이다.

그는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죽은 생각"이라며 "상상력에
테크놀로지를 결합시키라"고 강조한다.

"용가리"의 7월 개봉 준비에 바쁜 그는 29일 오후3~5시 영풍문고에서 사인회
와 강연회를 연다.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 6월5일 오후3~5시에는 삼성동 무역전시장 태평양관
에서 저자와의 대화도 갖는다.

(02)336-2100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