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과연 대박이 터지려나.

음료.빙과업계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재고 비축할 틈도 없이 팔려나가니 대박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음료.빙과 장사는 5~8월 넉달이 좌우한다.

1년 매출의 6할이 이 시기에 오른다.

올해는 봄부터 날이 더워 매출이 쏠쏠하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안심하지 않는다.

날씨가 언제 변덕을 부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햇볕이 내리쬐는 동안 최대한 파는 것은 음료.빙과 마케팅의 기본.

돈 세는 일은 가을 찬바람이 불 때 해도 늦지 않다.

음료.빙과업계는 지난해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다.

이들이 올해 들어 구사하는 탈불황 전략은 "튀는" 마케팅이다.

불황기의 음울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튀고 싶은 "Y세대".

바로 이들을 핵심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맛과 모양에서 톡톡 "튀는"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탄산음료야 맛이나 모양에서 튀긴 어렵다.

콜라 맛이든 사이다맛이든 언제나 비슷할 수밖에 없고 용기를 바꾸기도
간단치 않다.

이런 까닭에 탄산음료업체들은 특이한 판촉행사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는 여행상품을 경품으로 내걸기도 하고 젊은 고객들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콜라를 나눠 주고 흥을 돋우기도 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지난해 어린이용 저탄산음료가 바람을 일으키더니
올해는 "1318세대"를 위해 내놓은 저탄산음료가 히트하고 있다.

신세대 인기가수 H.O.T의 이름을 딴 "H.O.T(에쵸티)"라는 음료는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의 히트상품이다.

"20세 이상의 성인은 음용을 삼가라"는 경고문까지 붙은 "와일드스피드"도
마찬가지다.

스포츠음료에서는 용기에서 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해 발매된 "네버스탑"이 간편하게 여닫히는 "풀-푸시 캡"을 달고 있어
바람을 일으키자 올해는 대다수 스포츠음료업체들이 이 뚜껑을 단 제품을
앞다퉈 내놓았다.

스포츠음료가 아닌 음료에도 "풀-푸시 캡"이 유행하고 있다.

과즙음료에서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불황으로 구매력이 약해진뒤 소비자들이 가격에 부담을 느끼자 용량을
줄여 값을 낮춘 제품이 잇따라 선보였다.

이와 함께 제품군을 차별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음료업계는 구매력이 약한 소비자에겐 희석과즙음료를, 프리미엄급만
고집하는 소비자에겐 1백% 과즙음료를 권하고 있다.

빙과류 분야에서는 "튀는" 제품이 유난히 많이 나왔다.

입안에서 톡톡 튀는 아이스크림이 나왔고 텔레토비 인형을 닮은 튜브형
빙과도 선보였다.

먹다가 간편하게 세워둘 수 있는 제품, 뚜껑을 닫아 다시 냉장고에 넣어도
무방한 제품, 먹다가 녹으면 스포츠음료처럼 마시기에 적합한 제품도 나왔다.

아이스크림과 아이스바를 결합한 제품도 눈길을 끌고 있다.

빙과류에서는 제품이 튀다 보니 텔레비전 광고도 튄다.

평범한 것은 외면해 버리는 "Y세대"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다.

튀는 빙과 "초코팝스" 광고는 "Y세대"가 좋아하는 스타크래프트란 인터넷
게임을 닮았다.

"부라보콘"의 경우 맛이야 30년전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광고는 딴판이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서 젊은 남녀가 뛰는 모습이 나온다.

그냥 뛰는게 아니다.

뒤로 뛴다.

마치 되감는 비디오테이프를 보는 느낌을 준다.

음료.빙과업체들은 요즘 평년 수준을 웃도는 날씨 덕분에 성수기 초반부터
활짝 웃고 있다.

사실 이들은 지난해 얼어붙어 버린 소비심리를 녹이려고 머리를 싸매가며
"튀는" 신제품들을 준비했다.

이런 노력이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고 하늘의 도움까지 받으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