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의 악몽을 털어내고 반등을 모색하던 주식시장이 "엔 저"라는
복병을 만나 비틀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두가지 면에서 한국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는 일본경제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해 엔화약세.주가하락.금리상승(채권
약세)이라는 "트리플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 때 일본경제에 대한 외국인의 신뢰가 무너지고 자금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른 하나는 한국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낀다는 사실이다.

수출기업의 실적이 나빠지고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G7(선진7개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30엔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강세.엔약세의 배경 =엔화가 급작스럽게 약세로 돌아선 것은 네가지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장).

미일 금리차(장기채권의 수익률차)가 4월초 3.9%포인트에서 최근 4.5%포인트
까지 확대된 것이 첫째 요인이다.

둘째로 일본정부가 0.5%성장을 장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OECD(-0.9%)나
IMF(-2.4%)같은 국제금융기관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국제 금값이 폭락하고 유럽경제가 예상외로 혼조세를 보이면서 달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약세의 증시영향 =과거에도 엔약세는 국내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6월 엔화가치가 1백47엔까지 떨어졌을 때(엔화환율 상승) 종합주가
지수는 280까지 폭락했다.

올들어서도 지난 2월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종합주가지수는 490대로
되밀렸다.

20일에도 엔화가치가 7개월여만에 1백24엔까지 떨어지자 주가는 폭락했다.

지난 80년부터 99년까지 장기적으로 볼 때도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던 85년
4월~90년대초까지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반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선 95년4월부터는 주가도 조정 내지 하락세를
보였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이와관련, 엔화가치가 10% 하락할 때 종합주가지수는
6%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철강이 8%로 제일 높고 운수장비 7.4%, 비철금속 7.1%,
운수창고 7.0%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 =엔화가 약세로 돌아섰다고 해서 주식을 투매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상춘 팀장은 "엔화가 지나치게 약세를 보일 경우 중국이 위앤화를 절하
하고 미국의 무역적자가 확대되는 등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과가 초래된다"
며 "달러당 엔화가치가 1백30엔대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G7이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가 일시적으로 1백30엔까지 떨어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1백30엔을
지킬 것이며 1백20엔대에서는 한국증시가 크게 떨어질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
이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