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말로 하지 않는다.

필요한 건 눈빛과 몸짓뿐.

텅 빈 공간 하나 가득 채우는 대립 아닌 교감의 뜨거운 떨림.

그 속에 인간과 우주의 장대한 풍경이 정밀화처럼 도드라진다.

마임.

무언극.

그 "침묵의 외침"이 새 천년의 웅비를 준비한다.

26~30일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열리는 "99춘천국제마임축제".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세계인의 몸짓 향연이다.

올 행사에 참가하는 마이머들은 70여명.

우리나라를 포함한 5개국 27개 팀이 춘천문화예술회관 강원평생교육정보관
마임의 집 등에 마련된 본무대를 달군다.

국내 마임 1세대인 유진규를 비롯 남긍호 조성진 박미선 등 대표주자들이
나서 인간과 자연을 돋음 새김한다.

롤랑 클레레&비올랜느 클라네(프랑스), 시미즈 기요시(일본), 테리 프레스
(캐나다), 김학년(카자흐스탄) 등 해외초청팀도 함께 어울린다.

향교, 초.중.고교, 병원, 애육원, 아파트단지에까지 찾아가 열린무대를
꾸민다.

떠들썩한 거리축제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26일 개막전야제 "물굿-호반선상제례"를 공지천 유람선상에서 펼치고 시내
중심가로 길놀이를 떠난다.

행사기간 내내 거리곳곳에 반짝무대를 설치, 축제분위기를 돋운다.

29,30일에는 어린이회관 야외무대에서 "도깨비 난장"을 튼다.

마이머, 언더그라운드 음악인, 소설가, 개그맨 등 공연자와 관객이 어울려
한바탕 노는 밤샘축제다.

이밖에 시민을 위한 즉석 마임강습회, 풍선만들기, 얼굴분장하기, 가족
미술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행사도 준비했다.

최석규 축제위원회 사무국장은 "각 공연장 안내센터에 배치된 문화예술
전문 자원봉사자 1백50여명이 개인별 주제별 맞춤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며
"어느해보다 축제를 알차게 즐길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361)242-0585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