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2백억원대 규모의 살충제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 여름 살충제시장은 당초 한국존슨 한국크로락스 바이엘코리아 등 3개
다국적제약사들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웅과 광동, 국제약품 등
토종기업들이 "실지회복"을 선언하고 나서 일대 혼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한국존슨은 지난해 삼성제약 "에프킬라"를, 한국크로락스는 동화약품
"홈키파"의 생산시설 및 브랜드를 각각 인수하고 살충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에프킬라 등은 이미 3분의2 이상을 점유하고 있던 시장 지배적 품목.

따라서 이들을 인수한 다국적제약사들이 올해에도 쉽게 살충제 시장을
호령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대웅제약 광동제약 국제약품 등의 중견제약사와 삼협부품 등 20여개
의 군소제약사들이 최근 1년새 신규 살충제를 잇달아 출시, 다국적 제약사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존슨은 살충제의 대명사격인 "에프킬라"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해 살충제 매출액을 지난해 2백95억원에서 3백40억원대
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금년에는 편리하고 자극성이 덜한 "에프킬라 리퀴드"를 내놓는 한편
기존의 에어졸 훈증기 모기향 형태의 살충제를 액제형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들 신제품은 살충원액이 든 훈증기를 콘센트에 끼우고 스위치를 켜면
6평 정도의 공간에서 파리 모기를 퇴치한다.

한국크로락스는 아직까지 생산과 마케팅의 상당부분을 동화약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홈키파와 홈매트로 올해 각각 1백3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홈키파에 솔잎향기가 나게하는 등 제품을 새로이 단장했다.

훈증기제품에서는 홈매트가 부동의 1위인 만큼 적극적인 광고만 펴면 수성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 인체에 가장 해가 적다는 레스메스린 피페로닐부톡
사이드 성분의 "바이곤"을 출시, 고품질 고가격 정책으로 승부한다는
방침이다.

타사 제품보다 10%가량 비싼 바이곤으로 올해 1백억원의 매출 목표를 잡고
있다.

대웅제약은 후발주자였던 삼성제약과 동화약품의 공격으로 위축됐던
살충제 품목을 되살리겠다며 벼르고 있다.

특히 토종기업이 없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 "애국심"을 유도해 금년에는
작년 매출의 배가 넘는 1백억원대의 매출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대웅측은 "롱킬라" 에어졸에 레몬향 무취등유를 첨가해 냄새를 개선했고
물류혁신으로 판매가를 타사 동일수준제품보다 10% 낮게 책정했다.

귀여운 아기곰 "웅이" 캐릭터를 채택한 것도 특징.

이밖에 광동제약은 "킬파프" 에어졸 훈증기 바퀴벌레약, 국제약품은
바퀴벌레약 "로취닥터"를 내놓았다.

살충제 시장이 이처럼 6파전 이상으로 전개되면서 유통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예년에는 약국들이 여름에 쓸 살충제를 봄에 미리 대거 주문하는 덕택에
제약사들이 편한 영업을 했으나 금년 들어서는 약국들이 현금 유동성을
중시하면서 소량씩 자주 주문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이때문에 살충제 생산업체들은 약국 마케팅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이와함께 슈퍼마켓 시장 점유전도 치열하다.

현재 약국 및 슈퍼 모두 한국존슨이 36%, 한국크로락스가 33% 가량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 여름은 특히 빨리 다가온 무더위로 인해 살충제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게 제약업체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생산업체들은 <>액제형 시장확대 <>제품 고급화 <>슈퍼시장 선점
<>효과적인 가격정책 구사 등의 전략을 통해 경쟁업체보다 한치의 시장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