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봄에서 여름의 길목으로 접어드는 시기가 되면 주부들에게는 쌀에
관한 공통의 고민이 한가지 생긴다.

바로 쌀통속에서 생겨나는 쌀벌레다.

쌀벌레가 번지기 시작하면 우선 보기도 흉하고 밥맛도 제대로 나지 않는다.

그래서 주부들은 오래전부터 어떻게 하면 쌀벌레를 퇴치하거나 잡아 없앨까
에 적지않은 신경을 쏟아왔다.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 준 상품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쌀벌레퇴치제다.

애경산업의 "닥터 쌀벌레"는 이 분야의 선두 주자격 상품이다.

지난해 3월 첫선을 보인 이 상품은 시장에 나온지 불과 1년여 만에 누적
매출이 2백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누구도 상품화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제품이 순식간에 주부들의 사랑을
받는 복덩이 상품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것이다.

닥터쌀벌레의 시조는 마늘이나 고추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주부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생겨나는 쌀벌레를
쫓기 위해 각종 민간 요법을 이용했다.

닥터쌀벌레는 먹어도 해가 없는 1백% 천연 식물성분을 사용해 만들었다.

겨자나 와사비를 재료로 만들어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고 쌀벌레만을 골라
죽이는 특성을 가졌다.

닥터쌀벌레를 쌀통이나 자루에 넣으면 12시간이 지나면서 쌀벌레가 죽기
시작해 2주 내에 쌀속에 숨어있는 쌀벌레 유충 까지 말끔히 박멸된다.

유효기간은 3개월, 6개월 짜리 두 종류가 있다.

시중소매가는 4천원선.

장재석 마케팅팀 과장은 "쌀벌레는 쌀의 핵심 영양소인 전분 비타민등을
갉아먹을 뿐 아니라 발암물질인 퀴논 성분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쌀벌레의 폐해를 설명했다.

닥터쌀벌레가 예상외로 대성공을 거두자 경쟁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 2월 "119 쌀벌레"를 출시했고 옥시도 3월 "쌀벌레 잡는
하마"로 시장에 뛰어 들었다.

업계는 쌀벌레퇴치제 시장이 경쟁업체들의 잇단 참여와 광고판촉경쟁에
힘입어 올해도 순탄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경의 경우 최근 수출을 시작한 일본등지에서 반응이 좋은데다 쌀소비가
많은 동남아 각지에서도 상담요구가 많아 해외판로가 크게 넓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