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일 < 난우회 총무/철차동력차부 >

난의 "꽃말은 미인"이다.

잎은 잎대로 미인으로서 손색이 없다.

또 꽃은 꽃대로 그 모양이 맵시있고 우아하며 향기도 청아하다.

거기다 난은 자라는 환경이 열악해지면 묵은 촉부터 잎이 진다.

다른 식물들은 새 촉부터 말라죽기 시작하나 난은 연부병과 같은 병해를
빼고는 묵은 촉부터 차례로 죽어 자손격인 새 순을 돌본다.

자식이나 자손을 귀히 여기는 것이 사람과 통한다고나 할까.

"현대정공 창원공장 난우회" 회원들은 이런 난의 매력에 빠져 세상 모든
근심걱정을 잊고 산다.

우리들이 첫 모임을 가진 것은 지난 95년5월-.

이후 난과 같이 늘 푸르고 은은한 삶을 지향해 왔다.

우리 난우회는 매월 난배양 토론회를 갖는다.

또 자연보호를 겸한 산채 활동을 통해 회원간 정보교류와 유대를 강화해
왔다.

봄에는 난 전시회를 열어 창원공장을 온통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

현재 회원수는 모두 75명.

한번 가입하면 모임을 떠나지 않는 것도 우리 난우회의 자랑거리다.

우리 회원들의 매월 산채활동은 야생란을 즐길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된다.

특히 우리 산에서만 나오는 귀엽고 앙증맞은 한국춘란을 발견할 때의
기쁨이란 "산삼을 발견한 심마니"와도 같다.

난을 키우며 즐기려면 돈이 들고 또 젊은 사람들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 정
적인 취미라는 선입견이 많다.

그러나 난을 제대로 알게 되면 누구나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정과 동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취미로 손색이 없다.

우리 회원들은 키우는 이의 정성에 꼭 화답하는 난의 꽃망울을 즐긴다.

또 한줄기 꽃대를 올리기 위해 인내와 희생을 거듭하는 난의 모습에서 많은
삶의 교훈을 얻는다.

난우회 회원들은 창립초기부터 인근 창녕의 소년소녀가장들과 자매 결연을
맺고 경제적 지원과 함께 이웃아저씨 역할을 해 오고 있다.

난이 주는 교훈때문이다.

새 촉을 올리기 위해 묵은 촉이 자리를 양보하는 난의 지고한 정신을
조금이나마 인간사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