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기업에 종사하면서 사원에서 오늘의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줄기차게
기업가 정신으로 일하고 있다면 자만일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도 나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어 결재 서류가 부실하고 보고내용이
서투르거나 업무 추진이 미흡하면 즉석에서 기업가 정신이 부족함을
지적한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새로운 상품개발, 새로운 생산방식이나 기술의 개발,
새로운 시장의 개척, 새로운 조직의 개발, 새로운 제도의 창출 등이 기업가
정신"이라고 말했다.

나는 한마디로 기업가 정신이란 "어떻게 하면 회사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
를 늘 생각하고 이를 실천에 옮겨 경영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사원교육이나
조회 때 마다 당부하곤 한다.

부실에 빠진 회사의 책임을 맡았을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경영을 정상화
시킨 경험을 밑바탕으로 55세 정년퇴직의 나이에 창업한 회사가 10년만에
순이익에서 전국 1천대 기업중 랭킹 2백24위에 오른 것은 기업가 정신이 강한
임직원들의 땀과 노력에 힘입은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기업경영에서 종래에는 근면성실한 사람을 선호했지만 이젠 부지런함은
기본이고 창의력이 뛰어나고 일의 추진력이 강해야 한다.

이 땅에서 가장 기업가 정신이 뛰어난 경영자로는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발한 창의력과 추진력을 존경한다.

80세의 노구임에도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넘나드는 일로 얼킨 실타래를 풀
듯 봉래호와 금강호가 관광객을 가득 싣고 금강산 앞바다를 왕복하고 있다.

그 소들을 기르고 있는 농장은 서산의 간척지가 아닌가.

간척공사 때 바윗돌을 퍼부어도 떠내려가던 물막이 공사에 폐선을 이용해
성공시킨 일화는 외지에도 크게 보도된 일화다.

정회장의 무궁한 아이디어는 기업가 정신에서 나온다.

쥬베일 항만공사때 철구조물을 울산에서 만들어 가지고 그 먼 해로를 끌고
간 일화나 지도 한장 달랑 들고 영란은행을 찾아가서 조선소 건설자금을
얻어낸 일 등 그 분의 기업가 정신은 모두가 본받아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