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86년이었다.

사무실에 폼나게 자리잡고 있는 PC는 L기업에서 제작한 286XT였다.

당시 돈으로 기백만원 한다고 들었다.

타자기문화에서 PC문화로의 이전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94년께-.

사내 LAN도 설치되고 주력PC도 486으로 변경돼 OA환경은 최고가 되었다.

그러나 PC의 무한한 가능성에 비해 알고 있는 것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C동호회가 출범하는 계기였다.

"PC동호회" 설립 취지를 사내 전산망에 띄우자 가입신청이 쇄도했다.

며칠새에 50명 이상이 가입하게 됐다.

당시 사업계획서를 보니 포토샵강의, 인터넷강의, PC하드웨어 조립실습,
엑셀 등 PC전반에 대해 의욕이 충만했었음을 알 수 있다.

첫 강좌엔 사진 또는 그래픽응용프로그램인 "포토샵"을 다뤘다.

용산의 고수(?)를 초청, 8주에 걸친 강의와 실습이 이어졌다.

두번째 강좌는 인터넷의 대가인 이돈혁 당시 통신팀장이 맡았다.

4주에 걸친 인터넷 강의와 실습을 가졌다.

그때는 모뎀을 통한 연결만 가능했다.

그래서 실습할 때 모뎀의 "삐"하는 소리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현재는 인터넷서버를 구축, LAN으로 연결하고 있으니 이 또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PC동호회는 요즘 한달에 한번씩 만나 그간의 안부를 묻고 간혹 야유회를
가곤 하는 친목모임의 성격이 더 강해졌다.

다른 직장도 마찬가지겠지만 회사 전자결재게시판에 PC관련 게시판이
설치됐다.

그동안 동호회에서 하던 많은 일들이 이쪽으로 넘어간 때문이다.

또 지금은 시대흐름에 맞춰 "인터넷동호회"로 변모했다.

인터넷 주요 사이트공유 및 관련 지식을 서로 나누는 동호회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은 PC를 어느만큼 다룰 줄 아느냐가 개인능력 평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더 훌륭한 매니아들이 되기위해 오늘도 우리 회원들은 PC앞에 앉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