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 한나라당 전 부총재가 유럽순방에 앞서 22일 이회창 총재의 송파갑
선거사무실을 찾았다.

김 전 부총재 측근은 선거운동에 나선 이 총재를 "격려"하기 위해 방문
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화해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허주(김 전 부총재의 아호)"는 지난해 8월 총재경선당시 이 총재를
지지했음에도 이후 상응하는 배려를 받지 못했다며 "인간적 배신감"을 거론
하는 등 그동안 등을 돌려왔기 때문이다.

허주의 방문은 김 전 부총재 계보인 윤원중 의원이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서울 송파병 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어 이번 재선거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선거캠프를 찾은 허주는 "지역구에서 처음 출마해 고생하신다"며 이
총재를 위로했다.

이 총재는 "지역구 출마가 힘들다. 지역구에서 다선하신 분들이 존경
스럽다"며 5선의원인 김 전 부총재를 추켜세웠다.

이후 두 사람은 5분여동안 단독밀담을 나눴으나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비밀에 부쳐졌다.

한편 김 전 부총재는 이 총재 방문직후 독일 영국등을 둘러보기 위해
출국했다.

그는 한달가량 유럽에 머물면서 독일 통일후 지역갈등과 영국의 민족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제도적 장치들이 만들어졌는지를 연구할 예정
이다.

한편 김 전 부총재는 지난 15대 대선 당시 김한주 두원그룹 회장으로부터
공천대가로 30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7일 재판을 받기로 했었다.

그러나 해당국의 정부초청을 계속 미루는게 외교적 관례가 아니어서 최근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 서둘러 출국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