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인의 도움없이 은행에서 신용으로만 돈을 빌리려면 얼마까지 받을 수
있을까.

최근 연대보증제도 폐지가 거론되면서 신용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담보나 보증인없이 순수하게 자기신용만으로 돈을
빌리기는 쉽지 않다.

은행들은 안정된 직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사람에게는 신용대출을
해준다.

그러나 자영업자나 근무경력이 짧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인색하다.

은행을 여러 곳 알아보고 거래실적이나 신용을 높이는게 유리하다.

거래실적이나 신용도에 따라 개인별로 신용대출을 받을수 있는 금액이나
금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 직업별 신용대출한도 >

은행이 신용대출 한도를 정할때 사용하는 기본 자료는 직업등급 분류표다.

대출을 신청한 사람의 근속연수나 직책 근무회사 등을 종합분석한 것이다.

대부분 은행은 개인별 신용대출한도를 결정할때 이 표를 활용하고 있다.

직업등급 분류표에 자영업자는 없다.

은행들은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재산이나 세금납부실적, 은행거래실적, 나이,
소득 등을 종합해 평가한 후 대출여부를 결정한다.

직업등급 평가표의 장점은 얼마나 돈을 빌릴 수 있을지를 쉽게 알 수 있다는
것.

은행원들은 개인의 신용등급표에 따라 대출할 경우 부실이 생겨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경우 대부분 은행원의 면책특권이 인정된다.

직업등급 분류표를 운영하는 방법은 은행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 한빛은행 =신용대출 한도를 한 눈에 알아볼수 있는 직업등급 평가표를
이용하고 있다.

신용대출의 직업등급을 7단계다.

최고등급(특군)의 경우 5천만원까지 신용 대출이 가능하다.

2급이상 공무원과 종합대학교 총장, 정부투자기관장 등 일부만 여기에
해당된다.

3급이상 공무원과 정교수, 정부투자기관 임원등이 속해 있는 "가" 등급은
신용만으로 3천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빠르고 쉽게 대출해 주기 위해 여러가지 직업통계를
반영한 평가표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조흥은행 =직업별 등급을 5단계로 나누고 있다.

최고등급은 3천만원, 최저등급은 5백만원까지 빌릴수 있다.

초등학교 교감은 2천만원을 신용으로 빌릴 수 있다.

상장회사(1부소속) 부장은 1천5백만원, 과장은 1천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보증을 섰을 경우 신용대출 한도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신용대출한도를 정할 때 보증을 선 금액만큼 빼기 때문이다.

상장회사나 금융기관 정부투자기관의 경우 대리급 이상은 신용대출
대상이다.


<> 주택은행 =신용대출의 최고한도를 5천만원으로 늘렸다.

종전에는 3천만원까지였던 고등학교 교장은 5천만원을 빌릴수 있다.

교수나 4급 공무원은 3천5백만원(종전 2천만원)까지 쓸 수 있다.

주택은행은 앞으로 직업등급 뿐만 아니라 연소득이나 신용평점까지도
고려하는 개인신용평가모델을 개발, 대출한도와 대상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 외환은행 =신용대출등급이 4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금액별로는 5백만원에서 3천만원까지다.

이 은행은 직업별 등급뿐만 아니라 연간 종합소득 거래처 등을 종합평가한
점수도 함께 적용한다.

직업별 등급이나 종합평점중 고객이 유리한 쪽으로 신용등급을 적용한다.


<> 국민은행 =5백만원부터 최고 4천만원까지 신용으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종합병원 전문의사(45세)는 4천만원까지 대출받을수 있다.

상장회사 과장은 2천만원까지 쓸 수 있다.

소매금융 전문금융기관으로 다른 은행들에 비해 대출 폭이 상대적으로 넓다.

예를들어 2년차 교사나 9급 공무원, 3년동안 상장회사에서 일한 직원도
5백만원까지는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 한미은행 =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직업과 직급, 연봉, 근속연수,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실적 등을 따진다.

신용이 불량하거나 거래실적이 부진하면 그만큼 불이익을 받는다.

한미은행은 시중자금사정이 개선됨에 따라 직업등급 분류표를 바꾸기로
했다.

대출한도를 늘리고 등급도 상향조정했다.

5백만원에서부터 최고 3천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 신용대출 금리 >

최근들어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한자릿수로 내렸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이를 믿고 돈을 빌려달라고 소리쳤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은행이 제시하는 한자릿수 대출금리는 모두 주택담보대출이기 때문이다.

실제 아파트 등은 환금성이 높아 고객이 대출을 갚지 못해도 담보를
처분하면 은행은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낮은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연 11%이상 이자를 생각해야 한다.

시중금리가 계속 내리게 되면 대출금리도 따라서 떨어지겠지만 당분간
신용대출 금리는 두자릿수를 유지할 전망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프라임레이트(우대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지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예를들어 한빛은행은 연 9.75%의 프라임레이트에 1~3%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추가하고 있다.

신용도가 높고 근무경력이 많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추가금리가 낮아진다.

반대로 신용도가 낮다면 높은 가산금리를 물어야 한다.

사람에 따라 1%포인트 이상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대부분 은행들이 현재 연11~13%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신용대출 만기는 길어야 1년이다.

만기가 돌아오면 대출금을 갚거나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재연장할 때에는 은행에 찾아가 금리를 협상하는게 중요하다.

대출금리는 각 영업점에서 어느정도 자율적으로 결정할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