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때아닌 임금인상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잇따른 사고로 떨어진 직원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상여금
등 임금을 올렸다.

이에 질세라 아시아나항공도 보너스를 인상했다.

국내 양대 항공사의 이같은 임금올리기 경쟁은 서로 "기싸움에서 질 수
없다"는 자존심이 작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심이택 사장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면서 4월1일자로
과장급 이상의 급여와 전 직원 보너스를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이전으로
되돌렸다.연월차수당도 지급키로 했다.

잇따른 항공기 안전사고와 경영진 교체파동 등으로 추락한 직원사기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과장급이상 급여의 10%를 반납시키고 모든 직원의
보너스를 월급총액의 7백%에서 5백50%로 줄이는 등 긴축경영에 나섰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최근 과장급의 경우 2백만원 안팎의 "목돈"을 쥘 무렵
아시아나항공도 상여금을 월급총액의 3백%에서 3백25%로 올렸다.

수년간 누적적자를 봤지만 "대한항공에 밀릴 수 없다"는 자존심
때문이었다.

노조가 없던 아시아나항공에는 지난 4일 정비직원들을 주축으로 노동조합이
출범,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높아진 것도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연말까지 무사고와 함께 흑자를 내면 인센티브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도 연말에 성과급 지급을 계획하고 있어 두 항공사의
임금인상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