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은 금융위기를 겪은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가장 적극적인 고용조정을 실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 부실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위해 약 36조원의 자금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IBRD는 27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열린 "아시아 금융위기의 평가와 경제회복
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의 국제세미나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고 IBRD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원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IBRD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5개 금융위기국 기업 4천여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기업의 63.5%가 인원을 줄였고 인원감축률도 20%에 이르러 감축기업
비율과 인원감축률에서 다른나라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또 21~30세의 경력 1~3년차 생산직을 주로 정리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은 경력 6~10년의 30대 인력을 주로 정리한데다 감축인원중 생산직
비중도 낮아 인적자본의 손실을 우려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IBRD 도미니크 드워프레코 연구원은 "그러나 한국 기업들이 빈 일자리를
채우는 비율이 가장 높은 점으로 미뤄 한국이 노동수요 변화에 가장 적극적
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한 인원감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한국 기업(8백63개사) 부문을 맡았던 산업연구원
최낙균 정책연구실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기업의 이윤율이 지난 96년
11.5%에서 지난해에는 5.7%까지 떨어지는 등 기업경영환경이 급속히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위정범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을 24%로
상정할 때 BIS비율 8%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부족분은 약 40조원으로
예상된다"며 "36조원의 추가재원을 조달해 국내 금융기관들을 클린뱅크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