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업인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잇따라
서울로 향하고 있다.

오는 6월 2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서울 투자박람회를
앞두고 외국투자가들의 방한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자 미국 부동산개발회사,
독일 기업인수합병(M&A)전문회사, 일본 유통그룹, 영국 금융재벌등 세계
유수의 기업인들과 투자자들이 한국쇼핑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미국의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 회장(트럼프사 회장)이 대우건설 초청
으로 29일 방한, 인천 송도타운을 둘러보고 한국부동산투자에 대해 협의한다.

이는 지난 1년새 외국인의 토지취득등이 선진국수준으로 개방되면서 화교
자본과 미국계 부동산투자가들이 한국투자에 관심을 부쩍 높이고 있는 현상
을 반영한다.

금융기관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큰손의 방한도 늘고 있다.

방한중인 영국의 투자기관인 리젠트 퍼시픽 그룹의 제임스 멜런 회장은
"한국의 구조조정으로 투자환경이 매력적으로 변했다"면서 앞으로 은행
보험등 금융분야에 10억달러정도 투자할 의향을 비쳤다.

내달 2일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서울 투자박람회는
"코리아세일"의 하이라이트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타 쇼이치로 회장, 미국 골든 게이트 은행 레오
KW 룽 회장,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짐 맥도웰 아.태담당 사장, 독일의
세계적인 M&A전문가 안거만 한스 베트거 등 세계적인 기업가들과 투자자들이
온다.

이번 세일행사에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등 동남아지역과 칠레 멕시코등 APEC회원국에서 외국인투자를
기다리는 기업과 부동산 매물들이 총집결한다.

내달 5일까지 서울 코엑스(종합무역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번 투자박람회
에는 미국인 투자자들만 무려 7백18명이 참가하는 것을 비롯해서 유럽 일본
중동등에서 모두 2천1백97명의 기업인과 투자자들이 참가신청을 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산업자원부 측은 "한국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확실해지면서 1억달러짜리 투자상담이 즐비하다"고 소개했다.

금호생명에 1억달러를 투자한 미국 터커 앤드 어소시에이츠 사의 윌리암
터커 회장은 국내금융회사에 10억달러를 추가투자하기 위해 박람회에 참가
한다.

SK에 이어 에너지분야 추가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엔론 인터내셔널
사의 갤리 슬론 대표, 충남 보령-안면 연육교에 3억달러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골든게이트은행의 레오 럼 회장 등도 방한한다.

브리티시 에어로 스페이스 사의 짐 맥도웰 아시아 태평양 담당 사장과
리차드 버로우스 아일랜드 전경련 회장 등 유럽 지역의 거물들도 참가한다.

도요타 쇼이치로 도요타자동차회장과 클라우드 스마자 세계경제포럼(WEF)
회장,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로스 차일드사의 윌버 로스 회장은 초청강연
연사자격으로 방한한다.

21개 회원국이 모두 대규모 투자유치단을 파견키로 해 대성황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유치단으로는 각국 정부관련 기관에서 5백55명이 등록했다.

중국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사 등에서 가장 많은 1백31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일본(91명) 러시아(48명) 멕시코(44명)등도 적극적인 참가의욕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투자유치담당 차관보인 로코 데비치오 씨를 비롯해 20명이
참가하기로 했다.

매물로는 모두 1천3백36건이 올라 있다.

각국 정부와 관련기관들은 민영화 추진대상 공기업, 부실채권정리 기업
매물, 합작투자 희망기업 등을 인터넷시장인 사이버 마트
(http://www.apecinvest.org)에도 전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성업공사가 충북 진천군 문백면의 기계공장등 25건의 매물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모두 6백34건을 매물로 등록했다.

인천시는 송도 미디어 밸리에 대한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합작프로젝트를 중심으로 73건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김종갑 산업자원부 국제산업협력심의관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국에만
집중돼 오히려 고민"이라며 "주최국 입장에서 다른 회원국에도 관심을
돌리기 위해 대형투자발표는 박람회이후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