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광고주들의 축제인 "제46차 세계광고주 대회"가 27일 오전 9시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됐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종필 국무총리,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 한스 머클
세계광고주연맹 회장, 민병준 한국광고주협회장을 비롯 5백여명의 국내외
광고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광고는 자본주의 사회를 존속시키고 발전시킨
원동력이자 국가간의 장벽을 허무는 문화매개체"라며 "정부도 광고에 대한
제한과 규제를 과감히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외환보유고가 5백70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지원받은 75억 달러를 상환했지만 이를 포함해
금년말까지는 모두 1백75억 달러의 IMF자금을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막식 이후에는 "디지털시대의 급변하는 미디어환경"과 "글로벌마켓"을
중심으로 앨런 로젠샤인 BBDO 월드와이드 회장, 조 카포 IAA 회장 등 세계
광고인들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첫 연사로 나선 리처드 셀베이지 IBM 월드와이드 홍보본부장은 전자상거래
발달과 인터넷의 대중화로 광고산업에도 디지털 기반시설의 구축과 보급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사례" 발표를 통해 "한국
기업은 상호지급보증이 해소되고 그룹 내부의 불공정거래가 불가능해지면
거액여신한도가 축소되고 선단식 경영방식도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업증가 노사갈등 경제력집중 등과 같은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구조
조정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개막식에는 전응덕 광고단체연합회장, 김명하 광고업협회장, 남정휴
광고자율심의기구 회장 등 광고단체장을 비롯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 김용언 동서식품 사장, 김판곤 현대산업개발 부사장, 김윤식
대우 부사장, 이순동 삼성 전무 등 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주관하고 세계광고주연맹이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새로운 천년으로의 도전"을 주제로 28일까지 계속된다.

<>.서울대회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전세계로 실황중계됐다.

생중계는 인터넷 방송업체인 라이브TO가 맡았다.

대회 관계자는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통해 대회실황을 생중계로
지켜볼 수 있는 것은 서울대회가 처음"이라며 "한국의 디지털기술을 과시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방송은 광고주협회 홈페이지(http://www.kaa.or.kr)에서 볼 수 있다.

<>.박지원 문화부 장관은 이날 오후 7시 리틀엔젤스회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 "광고사전심의 폐지와 중간광고 허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도출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중간광고란 미국이나 유럽방송처럼 TV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끼워넣어
방영하는 것으로 광고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이의 허용을 주장해 왔다.

광고계측은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중간광고 허용은 IMF이후 위축된
광고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조치"라고 환영했다.

특히 민병준 광고업협회장은 "올해안으로 중간광고의 허용을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회에서는 제일기획 오리콤 등 광고대행사 임직원들이 자원봉사자
로 활동해 눈길을 끌었다.

대회장에서 만난 한 광고회사 직원은 "오늘 참석한 광고주들이 바로 대행사
의 클라이언트 아니냐"며 "서울대회를 계기로 광고주와 광고대행사간에
합리적인 업무관계가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대회규모가 큰 만큼 7억~8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며
"전경련 방송협회 기자협회 대한항공 등 많은 단체와 기업의 도움으로
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40여개국 5백여명의 참가자들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들은 역시
일본대표단이었다.

오는 2001년 도쿄에서 47차 대회를 개최하는 일본은 44명의 매머드 대표단
을 서울에 파견했다.

이들은 대회 준비상황에서부터 관련시설, 행사진행 순서까지 세세히
벤치마킹하며 도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일본광고주협회의 다카오 상무는 "모든 프로그램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등
대회가 훌륭히 치러지고 있다"며 "일본도 차기대회를 잘 치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