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2부(김인호 부장검사)는 28일 ''옷로비'' 의혹사건과 관련,
김태정 법무장관의 부인 연정희(51)씨가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의 부인
이형자(55)씨를 명예회손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고소인인 연씨와 참고인으로 강인덕 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62)씨, 옷가게인 ''라스포사'' 여사장 정일순(54)씨 부부도 전격 소환
조사했다.

현직 법무장관의 부인이 검찰조사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피고소인 이씨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들 부인의 출국을 금지시켰다.

<> 고소내용 =연씨는 서울지검에 낸 고소장에서 "문제의 라스포사 의상실
에서 밍크코트를 산 일이 없다"고 완강하게 부인했다.

또 코트가 집에 배달되기는 했으나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연씨는 "사실이 그런데도 이씨는 마치 내가 옷을 산 뒤 옷값을 대신 지불해
달라고 요구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어 본인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장관 부인이어서 잡음을 내지 않으려 했지만 이렇게 된 마당에 법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강경입장이다.

<> 쟁점 =사건에 연루된 양측 당사자의 말이 달라 아직 사실여부를 확인
하기 어렵다.

핵심은 최회장의 부인 이씨가 남편 구속을 막기 위해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김태정 법무장관의 부인 연씨 등에게 값비싼 옷을 사주거나 옷값을 대신
내줬는지 여부다.

이씨는 주장은 이렇다.

강 전장관의 부인 배씨가 연씨의 옷값 2천4백만원을 대신 내주라고 해
그렇게 하려던 중 추가로 더 요구하는 바람에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배씨는 그런 일이 없다고 펄쩍 뛴다.

배씨는 장남 강정욱(40)씨를 통해 정릉 2동 자택앞에서 배포한 문건에서
"이씨가 나한테 줬다는 2천4백여만원어치의 옷은 실체가 없으며 이씨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연씨도 이에 대해 강남의 "라스포사" 등 옷가게 두 곳에서 1백75만원어치의
옷을 샀지만 대금은 자신이 직접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집으로 배달된 밍크코트도 즉각 되돌려 보냈다며 이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 검찰수사 =옷값에서부터 옷구입 시점 장소가 모두 다른 만큼 세사람간
대질신문 등을 통해 진상을 규명할 방침이다.

검찰수사는 <>연씨와 배씨의 고가 옷 구입여부 <>연씨 집으로 밍크코트가
배달 및 반환된 경위 <>옷값을 대납토록 강요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배씨의
역할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은 또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양측의 진술을 가리기 위해 문제의
고급의류매장인 "라스포사" 여사장 정일순(55)씨와 남편 정환상(62)씨 등도
참고인 자격으로 차례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청와대측으로부터 내사자료를 넘겨 받아 검토중이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