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축구단"하면 북한의 어느 축구단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 축구단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상선의 축구동호회
이름이다.

금강산관광 열풍을 축구에 불어 넣고 단원 모두 금강산관광붐 조성에
첨병역할을 하자는 의미로 지난 97년 창단하면서 붙여 졌다.

걸음마 단계의 짧은 연륜이지만 올해 "선주협회 회장기대회" 우승을 목표로
할 만큼 패기만만하다.

모두 8개팀이 참가, 지난 3월부터 시작해 연중 리그로 열리는 이 대회는
해운업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권위있는 대회다.

리그에 참여하는 다른 직장인 축구동호회에서 벌써부터 우리팀을 "다크호스"
로 지목, 경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선수층이 두텁다는게 우리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이다.

15명으로 시작했던 창단멤버가 지금은 65명에 이른다.

그러다보니 치열한 실력경쟁을 통해 정규멤버를 엄선하게 된다.

연습경기에서조차 "베스트 일레븐"에 끼기가 만만찮다.

이 때문에 공동연습외에 개인훈련까지 하는 열성단원이 있을 정도다.

회원 개개인의 기록관리도 프로선수단 못지않다.

매주 일요일 전회원이 모여 훈련과 실전경기를 갖는다.

경기중에 감독은 포지션별 선수들의 기량과 컨디션 등 개인기록을 꼼꼼히
작성한 뒤 결과를 회원들에게 자세히 브리핑한다.

현대상선의 축구열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10월 여직원으로 구성된 "여직원축구동호회" 결성을 준비중이다.

당초 우려와 달리 축구를 통해 건강증진과 다이어트를 노리는 여직원들이
많아 여직원축구동호회 창단은 무난해 보인다.

축구는 공으로 하는 운동경기중 가장 많은 11명의 선수가 뛴다.

"골"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팀워크 집중력이 필요하다.

우리 단원들이 그토록 축구를 사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참, 올해 우리 "금강산축구단"이 꼭 할 일이 하나 있다.

금강산에 가보는 일이다.

매일 금강산관광 관련 일을 하지만 정작 금강산에 가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왕 하는 운동,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거둬 그 상금으로 가을께 금강산
관광을 하자꾸나.

김홍삼 < 해운연구실 차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