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이 무섭다.

''주의보'' 정도가 아니라 ''경보''다.

환자 수가 매년 10% 이상 늘고 있다.

한국중앙암등록본부는 지난 97년 한햇동안 전국에서 4천7백명이 유방안에
걸렸다고 집계했다.

서울중앙병원 조사에서는 지난 96년 3천8백명이었던 것이 지난해는 4천8백명
으로 늘었다.

그동안 여성의 ''공적'' 1,2호로 꼽혔던 자궁암과 위암 환자가 감소하는
추세와는 대조적이다.

서울중앙병원 안세현 박사(외과)는 "유방암은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많아진다"며 "앞으로 젊은층에서 유방암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박사로부터 유방암에 걸리기 쉬운 여성과 조기진단 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유방암은 왜 생기나 =유방암은 유방의 정상세포가 지속적으로 여성호르몬
등의 자극을 받아 암세포로 변하면서 발병한다.

여성답게 만들어주는 여성호르몬이 "가시"를 품고 있는 셈이다.

지방세포에서도 여성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그만큼 더 암세포를 갖게될 확률이 크다.


<>어떤 여성이 유방암에 걸리기 쉽나 =생리적으로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이 유방암에 걸리기 쉽다.

또 경제적 수준이 높아 아이를 적게 낳고 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길 경우도
위험하다.

노인이나 가족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도 발병 가능성이 증가한다.

안박사는 초경에서 폐경까지의 기간이 긴 여성이 여성호르몬의 자극을 많이
받아 유방암에 쉽게 걸린다고 설명했다.

출산 경험이 없거나 적은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여성호르몬을 억제해주는 태아의 황체호르몬 덕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연령은 40대.

대한외과학회가 지난 96년 환자를 분석한 결과 40대가 35.8%, 50대가 25.1%,
30대가 22%였다.

60대 이상은 14%에 그쳤다.

60대 이상 환자가 74.5%에 이르는 미국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안박사는 "한국에서는 50대 이하의 여성들이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현대화된 식생활과 성생활을 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년쯤 지나면 우리나라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많을수록
유방암 환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방암은 패스트푸드 등 서구화된 음식문화에 익숙하고 늦게 결혼하는
여성들을 노리고 있다는 뜻이다.


<>증상과 진단 =유방에 비정상적인 멍울이 생기고 통증이 있으면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젖꼭지에서 피나 노란 액체가 나오는 것도 유방암의 신호다.

겨드랑이의 임파선이 붓고 유방의 피부가 안으로 끌려들어가 있는 경우도
위험하다.

유방암을 스스로 진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월경이 끝난후 일주일 뒤에
유방과 겨드랑이를 꼼꼼히 만져보는 것.

그러나 자각할 수 있을 정도의 증세가 나타났다면 치료시기는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

안박사는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5년 이상 살 수 있는 확률이 96%나
되지만 증세가 나타난 뒤면 80%로 떨어진다"며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
했다.

특히 30~50대의 여성은 반드시 1년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종합병원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아 유방암을 검진하는
데 드는 비용은 3만원 정도.

증상이 없는데 정기검진을 통해 유방암을 발견한 경우가 국내는 전체 환자의
6.4%에 그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30%.그만큼 우리나라 여성들이 정기검진을 등한시해
유방암 조기치료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얘기다.

안 박사는 "유방암은 가정이 안정될 시기에 주부를 공격해 단란한 가정을
파괴한다"며 "평소에 유방암에 관심을 갖는 것이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길"
이라고 강조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유방암 위험 요소 ]

<> 연령 : 30~50세
<> 가족력 : 할머니, 어머니, 자매중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
<> 과거경력 : 자궁암, 유선형성장애 경험
<> 월경력 : 폐경이 늦다. 초경이 빠르다. 30세이후에 오히려 왕성한
월경상태이다.
<> 결혼/임신 : . 결혼한 주부보다 미혼인 여성
. 임신을 적게한 여성
. 30세이후에 첫 자녀를 얻은 경우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