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수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가 사재출연 문제와 관련, 반대 여론을
이끄는 과정에서 재계의 논객으로 급부상했다.

그는 이건희 삼성회장의 사재출연 논란이 제기된 직후인 지난 22일
한국경제신문을 시작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사재출연 요구는
문제가 있다"는 요지의 글을 잇따라 기고했다.

지난 28일까지 언론지면을 장식한 글은 모두 7건으로 매일 한건씩을 쓴
셈이다.

그는 특히 재벌개혁 정책방향이 재벌 죽이기가 되서는 안된다는 "용감한"
목소리를 내 기업인들로부터 심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어려운 내용을 쉬운 말로 풀면서 정곡을 찌르는 글솜씨가 논객으로서 그의
무기다.

가령 "통화공급의 팽창으로"라는 표현은 피하고 "돈이 많이 풀려서"라고
쓴다.

지난해 9월 포스코경영연구소에서 옮겨온 유 전무가 가세하면서 전경련은
손병두 부회장 외에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 공병호 자유기업센터소장 등
막강한 "논객진"을 보유하게 됐다.

한편 좌 원장은 지난 28~29일 용인 한화콘도에서 열린 전경련 기자세미나
에서 "정부는 우선 사재출연이 필요한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정부 당국자가 마치 제3자처럼 사재출연을 사회적 압력으로 돌려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