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의 노총각 오대양씨는 일요일 아침 7시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깼다.

오피스텔 창문을 활짝 열어 제쳤다.

사방을 둘러싼 바다가 오늘따라 더욱 눈이 시리도록 파랗다.

바다 한 가운데 서 있는 느낌이다.

간단한 외출복을 걸친 오씨는 해상공원으로 향했다.

가는 곳마다 쫓아 다니는 도미와 숭어떼의 모습은 이미 익숙한 장면.

해상주차장에 대놓은 자가용 보트에 올랐다.

"머린 1번가"에 있는 형님집으로 가기 위해서다.

낮에 해저 스포츠센터에서 농구를 하기로 조카와 약속했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해상공항에 가야 한다.

친구를 마중하기 위해서다.

공항까지는 수중열차를 타고갈 예정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라 공항옆에 있는 근사한 수중 부페에 예약도
해놓았다"

미리 그려본 미래 해양 도시민의 휴일이다.

허망한 공상이 아니다.

바다 위에 도시를 만들고 바닷속을 활동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더이상 먼
미래의 꿈이 아니다.

선진국에선 이미 바다가 육지로 바뀌고 있다.

일본은 "마리노폴리스(Marinopolis)"라는 해양도시 건설계획을 차근차근
진행시키고 있다.

일본은 이미 고베항을 잇는 인공섬을 만든 나라다.

바다 위에 초대형 공항을 지어 냈다.

미국과 호주도 인공섬 건설에 나서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페드로 항 앞에는 오는 2020년까지 인공섬이 들어선다.

이 섬은 항만을 지원하는 기능을 하는 것은 물론 생활편의시설도 갖추어
실제 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해안선의 길이가 8천6백92km나 되고 3천3백여개의 섬이 있는 한국은 해양
도시 개발엔 최적격.

지정학적 위치도 빼어나다.

비좁은 도시를 벗어나 드넓은 바다에 안길 날을 기대해 볼만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