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섹스를 주책없는 짓, 해괴망칙한 짓, 할 일 없는 짓으로 매도하는
젊은이들.

그래서 노인의 섹스를 희화한 우스갯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성에 대한 사랑과 섹스는 결코 젊은이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늙었다는 사실만으로 "성"과 "배설"이라는 범용 도구가 "배설 전용" 도구로
제한되지는 않는다.

"요즘 젊은 것들은..."

젊은이들에 대해 뭔가 마땅치 않은 심사를 토로할 때 어른들의 입에서 쉽게
튀어나오는 말투다.

확실히 노청의 세대간 격차를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흔히 노화로 후퇴하는 첫번째 생물학적 징후를 남성력 약화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노령에도 불구하고 가장 오랫동안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오히려 남성고유
의 성능이다.

성욕 발기력 극치감 크기 등의 성적 요인이 약간 후퇴하긴 하지만 육체적
단절이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은 절대 아니다.

성적 호기심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밥숟가락을 놓는 순간까지 지속되는
것이며 관리만 잘한다면 죽는 순간까지 현역을 지키면서 왕성한 성생활을
펼칠 수 있다.

따라서 노화에 의한 신체적 감쇄를 감안하더라도 최소한의 요건만 갖추면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성생활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노인의 섹스는 힘을 바탕으로 하는 다이나믹하고 격렬한 알몸 쇼는
아니지만 정신적 교감의 바탕위에서 행해지는 넉넉한 공감의 향연이다.

노년의 문턱에 이른 남자는 섹스 관리에 남다른 신경을 써야 한다.

은퇴를 강요하는 제반 성인병,특히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고지혈증과
같은 심장혈관질환을 피할 수 있는 건강관리가 곧 섹스관리다.

나이가 들수록 성적 흥미나 성적 분위기를 유발할 수 있는 성적 환상을
활용해야 한다.

성적 환상은 남성의 성능을 유지하는 필수적 양념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페니스의 발기 시스템을 계속 가동시켜주는 규칙적 성생활을 이룰
수 있다.

인체는 기기와 마찬가지로 쓰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해 두면 기능이
떨어진다.

팔다리가 부러져 깁스를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다시 원래 기능을 되찾기
위해 혹독한 재활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소위 "폐용성 위축"이다.

성기능도 마찬가지다.

매뉴얼대로 꾸준히 사용하면 오랫동안 고유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노령의 성능 저하는 하드웨어의 노후가 주요 원인이지만 그보다는
소프트웨어의 노화가 더욱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자주 사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잃을 것이다"

시니어 시티즌이 새겨두어야 할 섹스의 경구다.

< 준남성클리닉 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