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제2의 가격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97년 전세계 유통업계가 주도했던 가격파괴 전략의 바통을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31일 바이콤(Buy.com) 온세일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치열한 가격인하경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원가이하에 제품을 팔면서 가격인하전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전자상거래상의 가격인하경쟁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는 컴퓨터 판매회사들.

이중 바이콤은 선두주자이다.

이 회사는 전제품을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무조건 10% 싸게 팔면서 사이버상
의 영업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다른 컴퓨터 판매업체인 온세일도 구입가에 거래수수료만을 얹은 저가전략
으로 인터넷 쇼핑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릴콤(Reel.com)은 영화 타이타닉의 비디오를 정상가보다 20달러 싼
개당 9.99달러에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회사는 순식간에 30만개의 비디오를 팔면서 동종업계에서 독보적 자리를
굳혔다.

아마존도 최근 이 대열에 동참해 인터넷 서점가에 가격파괴 돌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를 정상가의 50%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뒤질세라 반스&노블(Barnesandnoble.com)과 보더스콤(Borders.com)도
가세했다.

이처럼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심지어 원가이하에 제품을 팔면서 가격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은 시장선점 효과를 노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회사 이름만 제대로 각인시켜 놓는다면 장기적으로 손해볼 게
없다는 계산에서다.

또 저가전략으로 방문객 수가 급증하면서 얻는 부수입도 만만치 않다.

벤 보이드 반스&노블사 홍보책임자는 "자사 홈페이지에 실린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제품판매에서 발생한 손실을 어느정도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들도 인테넷쇼핑에서는 의례히 싼 가격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시장조사업체인 "e서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인터넷 쇼핑시
정상유통가격보다 20~30%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이버상의 가격혁명은 인터넷속성인 신속성 확산성 등을
감안하면 2년전 실물시장에서의 가격파괴에 비해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