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옷 로비" 의혹사건은 강인덕 전통일부장관의부인 배정숙씨만 사법처리
하는 선에서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된 사건을 검찰이 축소수사했다는 비난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배씨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 간의 대질신문을 끝낸 뒤 2일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배씨가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에 대한 구명로비를
빌미삼아 이형자씨(최 회장의 부인)에게 옷값 대납을 요구한 혐의"로
매듭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태정 법무부장관의 부인 연정희씨는 이형자씨를 상대로 낸 고소를
취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둘 사이의 오해가 풀려 양측엔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 수사상황 =검찰은 이날 배씨와 이씨를 대질신문했다.

검찰은 배씨와 정씨가 최 회장의 구명을 위한 로비에 개입한 정황증거를
어느정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배씨의 로비 언질을 받고 지난해 12월 호피무늬 반코트를 연씨에게
보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특히 배씨는 작년 12월18일 횃불선교원으로 이씨를 찾아가 옷값 2천4백만원
의 대납을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씨와 심한 언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배씨는 연씨에게 최 회장 선처를 부탁했으나 연씨가 "나로서는 도와줄 수
없다"며 거절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연씨와 이씨 사이의 오해는 상당히 풀렸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씨가 그동안 주장했던 얘기중 연씨 관련 부분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 연씨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 사법처리 =검찰은 배씨와 정씨를 함께 사법처리키로 했던 방침을 바꿨다.

배씨만 불구속입건하고 정씨는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지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옷값 대납"을 요구한 배씨에겐 특가법상 알선수재나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씨는 상거래 차원에서 단순히 사건에 개입한 것이어서 사법처리가
어렵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 연씨 과잉보호 =현직 법무부장관 부인인 연씨에 대한 검찰의 보호가
지나치다는 여론이 일고있다.

1일에는 연씨를 검찰에 소환한 사실을 숨기기 위한 대역까지 등장했다.

이날 새벽 연씨 귀가장면을 취재하려던 카메라 기자들이 때마침 서울지검
청사 주차장을 출발하려던 연씨와 외모가 비슷한 여인을 뒤쫓았으나 김태정
법무장관의 여동생으로 밝혀졌다.

그 사이 연씨는 서울지검 별관 뒷문을 통해 승용차를 타고 빠져 나갔다.

이 소동으로 검찰이 연씨를 빼돌리려 대역을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