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최장 30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판매에 나서는 등 제살 깎기
경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무이자 할부기간이 24개월을 넘기면 정상가 판매에 비해 10% 이상을 깎아
파는 셈이어서 자동차업계의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대우 기아 등 자동차 3사는 마켓셰어 경쟁이
가열되자 안팔리는 차종을 위주로 대대적인 무이자 할부판매 경쟁에 나서고
있다.

무이자 할부기간이 가장 긴 회사는 대우자동차.

대우는 레간자의 무이자 할부기간을 30개월까지 늘렸다.

티코와 마티즈 등 제법 팔려나가는 경승용차와 소형승용차 라노스의 무이자
기간도 24개월이나 된다.

누비라II는 선수율(전체 차값에서 차지하는 선납금 비율)이 30% 이상일 경우
18개월까지 무이자로 차를 내주고 있으며 브로엄 아카디아 체어맨 등
고급승용차도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2개월까지 무이자로 판매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왜건형 자동차인 파크타운을 30개월 무이자로 판매하면서
1백만원을 추가로 할인해주고 있다.

크레도스에도 20개월 무이자를 적용하고 있다.

비스토 프라이드 아벨라 등 경차 및 소형승용차는 계약금을 10만원만 걸면
선납금을 받지 않고도 15개월 무이자로 내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EF쏘나타 그랜저XG 에쿠스 등 잘 팔리는 중.대형 승용차에는
무이자를 적용하지 않고 있으나 경차 아토스를 24개월 무이자로 팔고 있다.

엑센트 아반떼 티뷰론 등 소형 및 준중형 승용차도 선수율이 40% 이상일
경우 5~12개월 무이자를 적용해주고 있다.

택시모델의 할부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기아자동차가 크레도스택시를 24개월 무이자에 더해 20만(개인)~50만원
(법인)씩 깎아주고 있으며 포텐샤는 24개월 무이자에 70만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현대도 EF쏘나타택시는 18개월까지 무이자로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할인조건은 회사가 내놓은 기준"이라며 "일부 영업
사원이나 딜러의 경우 이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고객에게 차를 팔고 있어
회사는 물론 딜러의 수익성은 극도로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