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기스칸의 후예로 중원을 장악했던 원나라는 14대 순제가 반란군 손에
목이 잘려 죽게 되는 것을 끝으로 멸망했다.

순제의 방탕한 성생활이 이같은 파국을 맞게 한 원인이었다.

그는 한때 과색으로 극도의 피로와 함께 안면이 창백하게 변했다.

허리가 무겁고 양무릎에 힘이 빠져 걸핏하면 숨이 차고 무기력했다고 한다.

과색끝에 얻은 병이었다.

그래서 진주를 가루내어 호랑이 기름에 개어 약을 빚어 먹기 시작했다.

약은 달콤하면서 시원했고 복용할수록 정신이 한결 개운해졌다.

피로도 말끔이 씻어지는듯 싶었고 정력도 회복돼 갔다.

그러나 36명의 "원앙보"라는 미녀를 옆에 둔 이상 그 정력은 오래 갈 수
없었다.

정력을 절제하지 않고 소모하면 순제처럼 헛배가 부르고 눈이 아물거리며
입이 마르게 된다.

맥박은 약하면서도 빠르고 팔다리에 힘이 없어진다.

낭습하고 정액의 양도 적거나 묽다.

소변도 찔끔거리며 자주 보게 된다.

사정을 하려해도 잘 되지 않거나 극도의 짜릿한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혹은 발기가 약해지거나 잠을 자면서 사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 피부가 거칠어지고 요도에 통증이 오면서 정액이 피처럼 되는 혈갈
이 올 수 있다.

의욕이 없으면서도 의무적인 성관계를 가지면 기력이 줄고 땀이 흐르며
눈앞이 캄캄해지는 절기상태가 된다.

탐욕에만 급급해 흥분이 앞서면 음양이 화합하기도 전에 중도에서 사정해
버리게 된다.

마른 기침과 미열이 같이 나타나는 일정상태가 된다.

또 충분히 발기되기 전에 무리하게 교접하면 정기가 고갈되고 장기의
기능이 부조화를 일으키면서 탈맥이 온다.

과로후 흐르던 땀이 마르기 전에 성교하면 땀을 극심하게 흘리면서 탈진
하는 수가 있다.

복부가 뜨거워지고 목이 타는 기설상태가 된다.

신라의 헌강왕은 과색끝에 얻은 병으로 몸의 열기를 삭힐수 없어 잠을
이루지 못하자 구렁이를 끌어안고 잠을 청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연산군은 황음을 절제하지 못해 번열증을 얻자 뱀우리 위에
대나무틀을 얹어 놓고 그 위에 누워 몸을 식혔다는 야담이 전해져 온다.

아무쪼록 과색을 피하고 절도있는 생활를 하는게 우선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증상을 보일때는 녹각죽이 가장 좋다.

즉 흰죽 한사발에 녹각분말 20g을 넣고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맞춰 먹는다.

이 처방은 뇌수를 크게 보하고 치아를 견고하게 하며 정액과 혈액을 충족
시킨다.

원기를 북돋우며 늙지 않도록 하면서 교접에도 지지치 않게 하는 좋은
처방이라고 동의보감에 씌어 있다.

< 해성한의원 원장(02-3442-4718)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