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증시에서 단 30분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29.55포인트나 하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이란 외신 한줄 때문이었다.

해프닝으로 끝나 주가가 복원되긴 했다.

그러나 한국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서 해외변수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 됐다.

한국증시가 촉각을 세우고 있는 해외변수는 크게 세가지다.

<>미국의 금리인상 <>엔화가치 하락 <>위안화 평가절하를 꼽을 수 있다.

증시에서는 모두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영향력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호재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FOMC(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의 각종지표가 경기과열과 인플레 조짐에 대한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물론 악재다.

당장 "달러유출이 억제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동원경제
연구소 강성모 차장)이란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그러나 부정적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우증권 투자전략팀 윤세욱 차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그 폭은
0.25%미만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한해동안 세차례에 걸쳐 내린 0.75%를 일부 복원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의미다.

클린턴 행정부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가폭락을 유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주가에도 이미 미국 금리인상의 악영향이 상당히 반영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이 매수를 늘리는 게 이를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국내 증시가 상승일변도에서 한풀 꺾이기는 하겠지만 대세상승기조
속에서 조정국면에 들어가는 정도의 영향을 받을 것"(대우증권 윤차장)으로
전망된다.

<>엔화가치 하락 =한국증시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해외변수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을 눈앞에 두고 있어 증시가 엔달러환율 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30엔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대일 무역수지적자로 엔화의 급격한 약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환율은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메가톤급
충격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상수지나 외환보유고등 주요 경제지표가 작년과는 천지차이로 달라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체력이 배양돼 있다"(대우증권 윤차장)는 지적이다.

<>위안화 평가절하 =증시에 가장 큰 위협요소로 꼽힌다.

한국상품의 경쟁력약화로 회복세에 있는 경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절하폭이 적을 경우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절하폭이 5%미만일 경우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충격은 크지 않으면서 중국의
경기를 호전시켜 수입을 유발시킬 것"(동원경제연구소 강차장)이라는 얘기다.

또 아시아 각국이 이미 상당폭의 평가절하를 단행한 상태여서 위안화에
이어 연쇄적으로 평가절하를 실시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이다.

결국 위안화 평가절하는 실시여부가 아니라 절하폭이 문제가 된다는 의미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