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볼일 없는 남자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과정을 통해 미국사회에 만연한
우상숭배 신드롬을 보여주는 영화다.

"트루먼쇼"와 같이 TV생중계를 매개로 하고 있지만 주제는 좀 가볍다.

트루먼쇼가 사회구성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의 존재를 그렸다면 이 영화의 주제는
"유명세는 성가신 것"쯤으로 요약된다.

망하기 직전의 한 케이블 방송국이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이색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한 사람의 하루 24시간 생활을 가감없이 생중계한다는 것.

주인공은 망나니가 좋다.

여러가지 사건을 일으켜 볼거리를 제공하기만 하면 되니까.

곁에서 형 래리(우디 해럴슨)의 오디션을 구경하던 에드(매튜 매커너히)가
주인공으로 발탁된다.

비디오가게 점원으로 평범하게 살았던 에드는 전파를 타자마자 벼락스타가
된다.

그의 사생활과 가족의 치부까지 드러나면서 모든 미국시민의 시선이 쏠린다.

에드가 형의 약혼녀 셰리(지나 엘프던)와 사랑에 빠지자 시민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된다.

그들은 곧 셰리의 미모가 스타가 된 에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입방아를
찧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에드는 사랑을 위해 출연을 중단하려 하지만 급상승한 시청률에 맛을 들인
방송국은 중계차를 철수할 생각이 없다.

유명해지면 사생활이 있을수 없다는 얘기와 함께 천박한 엿보기 심리, 할 수
있다면 무자비하게 이용해 먹으려는 미디어의 속성도 곁들였다.

사랑을 택해 조용히 소박하게 살 것인지, 성가시더라도 유명인으로 남을
것인지에 대한 에드의 마지막 고민.

보통사람은 역시 사랑을 찾아가는 게 제격이다.

투르먼쇼처럼 생각을 요구하지 않는 가벼운 코미디란 점에서 색다른 맛을
느낄수 있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