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통화공급과 금리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시차를 고려, 중기 물가
안정목표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4일 영국 영국은행 주최로 런던에서 개최된 중앙은행
총재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매년 물가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통화
및 금리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시차를 고려해 2~3년간의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전 총재는 또 물가목표가 실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설정됨에 따라
비통화적 요인에 기인한 물가 변동분을 감안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 총재는 이에 따라 한은이 소비자물가지수의 구성품목중 일시적인 충격
요인에 의해 가격변동이 심하게 나타나는 품목을 가려낸 후 이를 토대로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지표를 작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통화정책의 인플레 파급시차를 감안할 때 1년
단위의 목표설정으로는 체계적이고 일관성있게 통화정책을 운용하기가 곤란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3년간의 물가안정목표를 세운 후 단기적으로는 금리중심으
로 통화를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중기 목표 설정은 각 경제주체의
인플레 기대심리를 낮춤으로써 궁극적으로 적정 수준에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할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질랜드, 캐나다, 독일 등은 이러한 중장기적인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하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