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가 다시 블루칩 시대를 맞고 있다.

첨단주와 금융주에 밀려 한때 "퇴물"취급을 받았던 대형 우량주들이 전성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블루칩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의 위안하평가 절하설등으로 어수선
한 증시환경에서도 조금도 흐트러짐없이 대표주로서 꿋꿋히 자리를 잡고
있다.

증시의 든든한 후원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블루칩이 증시 주도주로 나서면서 670선까지 밀렸던 주가를 800선 부근까지
힘차게 밀어올렸다.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홍콩 영국증시에서도 블루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블루칩 전성시대 =우량주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 중론이다.

세계증시의 동조화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미국 유럽 아시아증시에서도 블루칩
의 약진은 두드러지고 있다.

뉴욕종합주가지수가 한달동안 게걸음을 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블루칩의
모습은 꿋꿋하다.

"듀퐁 알코아 인터내셔널페이프등 실적및 재무구조 우량주들은 최근 한달
사이 10%가 올랐다. 통신주의 약진도 눈부시다. 미국의 퀄콤, 일본의 NTT
등은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웨덴의 에릭슨은 최근 사상최고가를 냈다"
(대우증권 윤세욱 차장).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력 한국통신 삼성전자 포항제철 SK텔레콤 등 이른바 "빅5"가 연일
선전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4일 한때 신고가를 기록했다.

나머지 종목들도 사상최고가를 작성하기에 바쁘다.

주택은행 국민은행도 신고가 갱신이 목전에 다가왔다.

대형우량주에 머물던 시장매기는 점차 중소형 우량주로 확산되고 있다.

제일제당 남양유업 백양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도 신고가에 거의 육박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들의 기세는 좀처럼 누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강세 배경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전환되고 있는 증시여건의 변화때문
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초까지만 해도 시장의 주도주는 단연 인터넷 관련주였다.

성장성이 무한하다는 장점이 돋보였다.

그러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거품논쟁이 휩싸였다.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때는 종목 구분없이 강세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국내에서도 3-4월에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때 금융주 등이 폭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내금리의 소폭 상승세는 유동성장세를
실적장세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튼튼한 재무구조로 금리인상에 대처능력이 강한 블루칩들이 다시 각광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적장세로 넘어가면서 실적호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이들 블루칩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선호되고 있다"(대우증권 최용구 부장)는 얘기다.

<>전망 =이같은 패턴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증시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도 중소형주보다는 대형 블루칩을 매수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그 수혜는 우량주들이 차지하고 중소형 재료주나 개별
종목은 철저히 소외되는 차별화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굿모닝증권 장용훈
과장).

특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미국의 금리인상가능성과 중국의 위안하 평가절하
압력도 블루칩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가폭락의 압력에서도 실적이 뒷받쳐주기 때문에 하락폭이 적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물론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