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쇠고기시장에 가격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입물량(연간 20만t)의 30%를 공급하는 미국의 몬포트사가
2개월째 한국선적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몬포트" 상표권을 둘러싼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 본지 5월22일자 27면 머리기사 참조

수입물량이 장기간 묶이면서 값이 급등하고 있는 데도 사태가 해결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몬포트를 위장한 수입쇠고기를 들여오다 적발되는 사건까지 발생
했다.

중간유통상들은 물량을 잡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이 사건은 "몬포트"라는 상표를 국내에 먼저 등록한 몬포트코리아비프가
미국 몬포트의 쇠고기는 "몬포트" 상표를 써서는 안된다며 통관보류를 요구
하면서 시작됐다.

<> 가격 동향 = 물량부족으로 지난 3월말 kg당 6천6백원에 거래되던 수입소
갈비 도매가격이 5월말엔 9천5백원으로 급등했다.

또 고급정육(살치살, 갈비살 등 구이용)은 5월초까지만 해도 kg당 도매가격
이 8천원 미만이었으나 최근에는 1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수입쇠고기값은 앞으로도 한동안 오름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

현재상황 대로라면 6월에도 몬포트의 쇠고기는 국내에 들어오기 어렵다.

업계에선 미국산 고급수입육 도매시세가 kg당 1만2천원대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의 평균도매가격(kg당 6천5백원)에 비하면 2배 가까운
시세다.

<> 위장수입 발생 = 사태가 악화되자 몬포트상표를 다른 상표로 위장해 들여
오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상표권을 제기한 몬포트코리아비프 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한국육가공협회 한국냉장 한국식육유통 등을 수입업자로 해 부산항에
들어온 컨테이너 26개중 몬포트 상표위에 스위프트 상표가 덧씌워진 제품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세종은 즉각 이의를 제기, 부산세관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누가 위장상표를 붙였는 지를 가려달라는 요구다.

이로인해 이 쇠고기도 통관이 보류됐다.

<> 국내 유통업체 동향 = 몬포트의 선적중단으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수입
업체들은 다른 구매라인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몬포트와 함께 세계 육류 수출시장의 3대 축을 이루고 있는 미국의 IBP와
EXCEL사가 있지만 이들은 연간수출 계획이 빠듯하게 잡혀있어 한국수출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로부터 어렵게 물량을 구한다 하더라도 가격만 올려놓기 쉬운 상황이다.

이 와중에 미국 몬포트는 한국시장으로 보낼 물량을 홍콩 싱가포르 등지로
돌리고 있다.

시끄러운 한국시장외에도 팔 곳은 많다는 입장이다.

중간유통업체들은 육류 구입가격이 올라 정육점이나 음식점에 대한 납품가
격을 올려야하는 데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있다.

거래선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수입갈비의 경우 kg당 9천5백원에 구입해 9천8백원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인건비는 물론 차량경비 조차도 건지지 못하고 있다고 울상이다.

몬포트 상표권을 둘러싼 분쟁이 더 길어진다면 국내 수입쇠고기 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