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업계에 CPU(컴퓨터중앙처리장치) 관세 비상이 걸렸다.

지난 97년 5월부터 수입되고 있는 슬롯형 CPU에 대해 정부가 뒤늦게
컴퓨터부품으로 분류하고 4%이상의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CPU는 칩형과 슬롯형 두 가지가 있는데 국내업체들은 그동안 이들을 똑같이
반도체류로 신고하고 2% 이하의 관세를 납부해왔다.

업계는 이번 정부 방침으로 3백70억원의 관세를 추가 납부해야할 형편이라며
크게 반발하고있다.


<>분류기준 변경 =세계무역기구 산하의 세계관세기구(WCO)는 각국에서
논란이 되고있는 슬롯형 CPU를 최근 컴퓨터부품으로 정의했다.

펜티엄급 이전의 컴퓨터에 들어가던 칩형 CPU는 반도체에 속하지만 슬롯형
CPU는 칩을 한번 더 가공한 것으로 반도체가 아니라고 WCO는 해석했다.

정부는 이에따라 슬롯형 CPU를 반도체(품목번호 8542)로 신고해온 국내
컴퓨터 업체들에게 이달말까지 품목변경 신고를 해줄 것을 일선세관을 통해
최근 요청했다.

재무부 관계자는 "업계와 이견을 보였던 슬롯형 CPU가 컴퓨터부품으로
정의된 이상 관세를 소급해 징수해야한다"며 "품복변경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세금징수에 들어가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율차이와 업계 부담 =컴퓨터부품은 지난해까지 7.9%의 관세가 부과
되다가 올들어서는 4%가로 세율이 조정됐다.

반면 반도체는 지난해까지 2%가 부과됐으나 올들어서는 완전 면세되고 있다.

따라서 업체들은 지난해까지 수입된 물량에 대해서는 5.9%, 올들어 수입된
물량에 대해서는 4%의 관세를 추가 납부해야한다.

업계는 이로인한 금액을 총 3백70억원으로 추산했다.

업계는 이와함께 컴퓨터가격에서 차지하는 CPU의 비중이 35% 정도로 높아
PC 판매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우려했다.


<>업계 대응 =삼성전자, 대우통신, LG-IBM, 삼보컴퓨터, 제이씨현, 선테크
등 국내 10여개 컴퓨터업체들은 지난 2일 전자산업진흥회에서 CPU관련
대책회의를 가졌다.

업체들은 이날 슬롯형 CPU에대한 고율의 관세부과는 부당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정부와 국회 등에 건의문을 제출키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슬롯형 CPU에 대해 칩형과 같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아니면 칩형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소급해서 적용하지는
않고 있다"며 정부 결정이 지나치다고 말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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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슬롯형 CPU = 컴퓨터 보드에 꽂을 수 있도록 설계된 CPU를 말한다.

따라서 한쪽면 전체를 컴퓨터 보드에 부착시키는 기존의 칩형 CPU에 비해
쉽게 부착하고 뗄수있는 장점이 있다.

컴퓨터의 조립제작 추세에따라 인텔이 지난 97년 5월 펜티엄II 컴퓨터와
함께 이 CPU를 선보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