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맥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는 건강상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수맥을 찾아주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수맥전문가들은 수맥이 흐르는 곳에서는 잠이 오지 않고 식욕감퇴 신경과민
우울증 등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강한 수맥이 흐르거나 수맥이 교차하는 곳에서 오래 자면 당뇨병 심장병은
물론 심한 경우 암까지 생긴다며 수맥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맥전문가들의 모임인 한국수맥학회 이만호 회장은 "수맥은 피하는게 가장
좋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차단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피하는 게 가장 좋다"고
권한다.

그는 동판이나 알루미늄판의 수맥차단효과는 30~6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구릿가루 숯가루를 섞어 만든 장판같은 제품도 효과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맥파는 지상 1.5km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고층건물이라도 층층이
수맥파를 차단해야 하고 수맥이 교차하는 곳은 수맥파가 워낙 강해 막기
어렵기 때문에 피하는게 상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확신에도 불구하고 수맥파의 존재는 가설로만 인정되고 있다.

수맥전문가들은 지구내부에서 외부로 발산되는 지구방사파가 수맥에 의해
교란됨으로써 수맥파가 생긴다고 설명하고 있다.

수맥이 일종의 볼록렌즈처럼 작용해 지구방사파를 모아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구물리학자의 이론을 빌려 인체에 무해한 지구고유의 진동주파수는
7.83Hz라며 수맥은 이런 정상주파수가 아니라고 말한다.

TV옆을 자동차가 지나면 간섭전파가 들어와 화면이 흔들리는 것처럼 수맥이
흐르면 지구고유의 진동주파수가 교란돼 그위에 사는 사람의 뇌파도 흔들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밖에 수맥전문가들은 개나 소는 수맥을 기피하고 고양이 꿀벌 개미는
수맥을 선호한다든가, 방랑생활을 하는 집시들은 특유의 발달된 직관으로
수맥을 피해 잠을 자 열악한 의식주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산다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비유나 추정일 뿐이다.

실험에서도 수맥의 영향은 뚜렷하게 입증되지 않고 있다.

건국대 의대 정진상 교수팀은 폭 1백50cm, 시간당 3백t이상의 물이 흐르는
수맥에서 31명을 대상으로 뇌신경반응을 측정했다.

시력 청력 지각능력의 둔화가 여실히 나타났다.

그러나 혈압이나 맥박은 수맥전문가의 주장과는 달리 뚜렷한 상승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풍수지리적 사고관이 겹쳐 수맥이론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인 증거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수맥이론에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