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의 여름수행인 하안거가 지난달 29일 시작됐다.

이날을 맞아 전국의 70여개 선원에서 2천여 수좌스님들이 90일동안의
참선정진에 들어갔다.

혜암 종정을 비롯 각 총림의 방장 스님들은 하안거결제일을 맞아 일제히
법어를 내렸다.

<> 혜암 종정

=운수납자 옷 무게가 일곱근이요
/석달결제 적멸락이 한량 없도다
/석가 미타는 지옥에 들어가고
/파순조달은 금대에 앉는다
/발을굴러 지옥문 차부수고
/손을 휘둘러 철봉을 끊어 버린다
/산은 푸르고 뜬 구름은 희도다
/송백은 무성한데 풍월이 맑도다
/사나운 범이 힘차게 날으니 광야가 드넓고
/사자가 고함치니 하늘문이 열리도다
/알겠는가
/일 이 삼사 오 육 칠이며
/먼 산이 층층으로 한없이 푸르도다
/아 악/

<> 서옹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검은 산이 거꾸로 무너져 온산을 누름이라
/하늘과 땅이 성하고 쇠함은 자연의 순리를 따르도다
/돌과 돌이 부딪쳐 불 번쩍하는 사이에 자유자재하게 죽이고 살림이라.
청풍이 늠름하여 건곤을 떨침이로다
/아-악

<> 보성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진흙소를 다시 볼 수없으니
/수미산이 어디있는고
/달 밝은 산아래길에
/솔바람이 누더기 날리네
/배고프면 쌀알없는 밥을 먹고
/목마르면 젖지않는 물을 마시네
/높이 비로자나 이마위에서 잠이 드니
/코고는 소리 하늘땅을 뒤흔드네

<> 원담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맺을 때에는 맺음이 없이 맺었고
/풀 때에는 풀림이 없이 풀었네
/맺고 푸는 것이 본래 공하여 없는데
/한 물건도 본래 해제와 결제가 없다
/그 한 물건은 무엇인고(?)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5일자 ).